조준희 기업은행장(사진)은 27일 서울 로얄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실경영에 힘써 단단한 은행을 만들겠다"며 "'Back to the basic' 즉 기본으로 돌아가서 기업은행 1만여명의 직원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잘못된 관행과 허례허식을 타파해 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기업은행 창립 50년 만에 첫 내부 공채출신 은행장이 된 조 행장은 "전임 행장들의 경영기조를 이어가면서 강한 것은 강하게 부족한 것은 보완해 가겠다"며 "역할은 태종 이방원처럼, 업무는 세종대왕처럼, 퇴임할 때는 기업은행의 룰라(브라질 전직대통령)가 되겠다"고 말했다. 조 행장은 올해 경영전략과 관련해 "근본적인 경영기조에는 변화가 없고 분기별로 시장상황을 살펴 그때그때 대처해 나가겠다"며 "중소기업지원과 대출 등에 변함없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으행은 2009년 전체 중소기업대출 18조원 가운데 10조4천억원(57.8%)을 지원했다. 2008년 9월 미국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도래한 후 지난해 말까지 중소기업대출액은 19조3천억원이 이뤄졌는데 기업은행은 이중 90%인 17조6천억원을 차지하며 중소기업 은행으로서 역할을 수행해왔다.
조 행장은 "지난해 금감원에 공시된 은행권 연체비율이 1.39%였으나 기업은행은 0.98%로 건전성에서 우위를 보였다"며 "50년 경영노하우를 가지고 현장경영에 치중한 결과 중소기업지원과 경영 재무제표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조 행장은 특히 "한국의 중소기업들은 과거 IMF 위기를 맞으며 유비무환의 철학과 내공을 쌓았고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는 세계 경기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혜안을 가져야 살아남는다는 지혜를 배우면서 나름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만큼 미래가 밝다. 타이밍에 맞춰 적재적소에 지원하겠다"고 지속적인 중소기업 지원을 약속했다.
실제로 기업은행은 성장가능성은 높지만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지원을 위해 지난해 8월 자체자금 400억원과 IBK투자증권과 연기금으로부터 투자받은 600억원 등 총 1천억원 규모의 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PEF)를 조성했다. 또한 자생력이 없는 중소기업의 경우 경영권을 인수하는 바이아웃(Buy-out) 투자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앞으로 본부에 근무 중인 임원들의 절반 이상을 현장으로 내보내고 임원들도 거래업체로 나가도록 하는 등 현장경영에 매진해 영업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뜻도 밝혔다. 기업은행은 오는 2월 18~19일 전국 점포장 및 핵심인재, 팀장급을 모아 전국 점포장 회의를 경북 경주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조 행장은 "기업은행은 다른 은행들처럼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만큼 5천만 국민이 줄을 설 수 있는, 애플사의 아이폰과 같은 획기적인 상품개발에 주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상품개발부에 인원과 지원을 강화했고 은행장 직속에 미래기획실을 신설해 상품개발부서에서 누락된 아이디어 등을 챙기고 있는데 현재 직원들로부터 180건의 상품제안이 들어오는 등 호응도가 높다"고 말했다.
조 행장은 지주사 설립 부분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주요 은행들이 지주회사를 설립해 자회사들과 정보를 공유해 가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 기업은행의 경우 시장상황을 보면서 정부와 국회와의 조율을 통해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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