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한파에다 폭설로 인한 영하권의 날씨가 지속되면서 배관이 얼러붙거나 하수관이 동파되는 등의 사고들이 폭발적으로 늘어가고 있다. 이처럼 수요가 급증하자 배관 등의 수리를 요청 받은 일부 설비업체들이 과다한 수리비 청구하는 등 횡포를 부리고 있다.
상식선을 뛰어넘은 수리비용 청구에 이의라도 제기할라치면 "답답할 것 없으니 다른 데다 알아보라"며 배짱을 튕기기 일쑤다. 결국 얼음장 같은 집을 무작정 방치할 수 없는 소비자들은 웃돈을 주고서라도 수리를 요청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31일 인천시 연수구에 거주하는 황 모(남.29세)씨에 따르면 그는 연일 영하권으로 떨어졌던 지난 16일 갑자기 온수와 난방이 되지않아 보일러 설비업체에 AS를 신청했다.
방문한 AS기사는 배관이 심하게 얼었다며 수리비용으로 무려 10만원을 이야기했다. 턱없이 비싼 수리비용에 의아해 하자 "알아서 하라. 일이 밀려 있어 한시가 급하다"며 횡하니 가버렸다.
답답한 마음에 직접 헤어드라이기 등을 이용해 녹여봐도 소용이 없어 다시 설비업체로 AS를 요청했자 이번에는 5만원의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하루만에 달라진 수리비용을 납득하기 어려웠지만 한시가 급해 방문을 요청할 수 밖에 없었다.
황 씨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인 것 같다. 답답한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부당하고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달리 방법이 없지 않느냐"며 억울해했다.
또 다른 소비자 김 씨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다. 영하권의 날씨로 하수관에 문제가 생긴 것을 알게 됐고 답답한 마음에 이런 저런 조치를 했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설비업체에 수리를 의뢰했고 담당기사는 "당분간 물을 쓰지 않으면 쓰면 내일 고칠수 있다"고 해 참고 기다렸다.
하지만 김 씨와의 상의 없이 다른 곳에 수리를 의뢰한 집주인에게서 "하수관 수리로 12만원을 들였으니 입금하라"고 연락이 왔다. 터무니 없는 수리비에 놀란 김 씨가 확인해 보자 해당 부품값은 고작 5천원이었다. 게다가 업체에 민원을 제기하려 해도 간판, 자격증도 개인적으로 운영 중이라 뽀족한 수가 없었다.
김 씨는 "5천원짜리 부품하나 교체하고 동결 부위 칭칭 감아놓은 게 끝인데 12만원이라니 어의가 없다"며 억울해했다.
이와 유사한 상황으로 피해 보상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지만 사실상 해답이 없다. 사설업체에서 청구하는 서비스 요금의 경우 책정된 기준이 없기 때문.
여러 업체를 비교해 적정선의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요즘처럼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현실 가능성이 없어 답답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