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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회장, '국내파-일본파-관치파 3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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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회장, '국내파-일본파-관치파 3파전?'
국내주주파 대 일본주주파 대리전 속...혼전땐 관치 인사 낙점될 수도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1.01.28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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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회장 류시열)가 차기회장 인선작업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유력후보군에 일본 주주 지지파(이하 일본파)와 국내 실세 또는 사외이사 지지파(이하 국내파) 및 관료출신(이하 관치파) 등 3파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지주는 2곳의 서치펌 (헤드헌팅 업체)으로부터 20여명의 회장 후보 명단을 제출받았고 사외이사들로부터 후보 추천을 받았다.

특히, 일부 거론되는 후보중엔 '일본 주주', 즉 일본파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한택수 국제금융센터이사장과 국내 실세 및 사외이사(국내파)의 지원을 받는 류시열 현 회장 및 이인호 신한은행고문, 고영선 전 신한생명 사장,그리고 관료출신(관치파)인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장관 등이 일단 유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국내 이사들의 표가 일본측 주주들의 표보다 많지만 경쟁자가 늘어날 경우 국내파의 표는 분산될 가능성이 다분한 반면 한택수 후보의 경우 오사카 주주몫 3표 획득에 자신감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그러나 국내파와 일본파간 혼전이 벌어질 경우 강만수씨 등 관치파가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 후보 중에는 공교롭게도 옛 경영진인 라응찬 전 신한지주 회장(국내파) 및 신상훈 전 사장과 친분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인물(일본파=한택수)이 팽팽한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이번 회장인선이 '라응찬 VS 신상훈 대리전'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류시열 회장은 라응찬 전 회장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경북 출신에 1938년생(74세) 동갑내기로 오랫동안 금융계에 종사하면서 돈독한 친분관계를 유지해 왔다.

류 회장은 1961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부총재 자리까지 올랐으며 1997년 제일은행장, 1999년 전국은행연합회장을 거쳐 2005년 신한지주 사외이사를 맡으며 지금까지 신한과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이인호 전 사장 역시 '라응찬계 인사'로 꼽힌다. 이 전 사장은 1982년 신한은행 창립초기 멤버로 신한은행장, 신한지주 사장, 신한지주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신한의 내부사정을 가장 잘 아는 핵심 인사 중 한명으로 꼽힌다.

그러나 류회장의 경우 라 전회장처럼 나이가 많다는 점이 변수로 여겨진다. 특히 경쟁사인 하나금융지주측이 최근 CEO연령을 70세로 제한하는 규범을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신한지주가 이미 70세가 넘은 인사를 회장으로 선택할지는 두고봐야할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반면, 외부인사인 한택수 이사장은 일본재무관 출신으로 일본 사정에 정통하다. 그는 신한은행의 일본측 주주들과도 막역한 사이로 잘 알려져 있다.

또 신상훈 전 사장과는 1989년 신한은행 오사카 지점장 재임시절부터 친분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한 이사장이 '신한금융 사태' 당시 신 전 사장에게 힘을 실어줬던 일본 오사카 주주(3명)들을 확실한 우군으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도쿄측 주주 1명은 아직 중립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이사장 측은 4명으로 구성된 일본주주들의 상당수가 자신을 지지하고 있는 만큼 국내 이사들의 수가 많다고 해도 유력 후보군에 라응찬계 인사들이 많아 지지표가 분산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 이사장의 경우 90년대 중반 사법처리된 적이 있어 '도덕성'과 '청렴성' 등이 변수로 남아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지난 '신한금융 사태'로 CEO리스크가 발생했던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한지주 회장인선이 국내실세 및 사외이사 지지파와 일본주주 지지파 즉 '라응찬 대 신상훈간의 대리전' 양상으로 가게 될 경우 혼선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이 경우 친정부 관치 인사가 틈새를 비집고 들어올 수도 있다. 기획재정부장관 출신인 강만수 후보가 부상하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그러나 회장 후보군에 아직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진짜 명망있는 인사가 포함돼 있다면 국내 사외이사 및 일본측 주주 일부가 의외의 명망있는 인사에게 의식있는 몰표를 던질 수도 있어 아직은 판세를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실제로 20명의 후보군에는 옛 재무부 출신 등 실력있고 평판좋은 인사 1~2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신한지주는 29일 6차 특별위원회(이하 특위)에서 서치펌으로부터 후보 추천사유를 듣고 그후 대상 후보압축작업을 거쳐 2월말 쯤 단독 후보를 정한 뒤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회장을 확정짓는다.

신한지주의 한 관계자는 "서치펌에서 제출한 회장 후보 명단과 사외이사들로부터 인물 추천을 받아 적합한 후보를 압축하는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후보의 도덕성과 신한금융과의 적합성 등이 평가항목이 되겠지만 신한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이 차기회장이 되어야 한다는 게 내부구성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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