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쌍벌제 도입에 앞장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른바 '유한안동대(유한양행·한미약품·안국약품·동아제약·대웅제약의 첫 글자)'의 4분기 실적이 처참하게 무너져 의사들로부터 집단 왕따를 당한 것인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졌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들 5개사의 4분기 실적은 대부분 곤두박질쳤다. 한미약품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이들 5개사는 소위 리베이트를 수수할 경우 제공한 제약사뿐아니라 수수한 의사들까지 같이 처벌받는 쌍벌제 도입에 앞장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선 의사들 사이에 왕따 심리가 팽배해 있는데다 이들 제약사의 제네릭(복제약)을 처방할 경우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심을 살 수 있다는 생각에 아예 외국계 제약사의 의약품으로 처방했다는 후문이다.
이들 5개사의 실적 부진은 그대로 외국계 제약사의 반사이익으로 돌아갔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3% 줄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5% 증가한 2천123억원으로 간신히 제약업계 1위를 수성했다. 저조한 실적은 지난해 영업활동 감소로 판촉비가 감소했지만 인센티브 선집행에 따른 인건비 상승, GSK와의 제휴에 따른 학술비 급증으로 수익성이 둔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2, 3위인 녹십자(-98%)와 유한양행(-29.6%)도 쪼그라들기는 마찬가지.
녹십자는 지난해 상반기 신종플루 효과가 사라지면서 4분기 영업이익이 13억원으로 추락했다. 3분기 영업이익 344억원을 고려할 때 26.5%나 빠진 것이다. 전년동기 영업이익 654억원을 감안할 경우 무려 98%나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1천600억원으로 약 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13억원으로 무려 29.6%나 하락했다. 3분기에 비해서는 무려 35.8%나 영업이익이 빠졌다.
'유한안동대' 가운데 한미약품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2000년 의약분업 이후 의원급 병원을 장악하면서 급성장했으나, 최근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로 의원급 영업활동에 제약을 받으면서 매출이 급감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영업손실 130억원을 기록, 전년도 영업이익 484억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매출액은 5946억원으로 전년대비 3.5% 줄었다. 회사 측은 지난해 하반기 의원급 시장 매출이 30%가량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웅제약도 지난해 원외처방 조제액 1위(4천582억원)를 기록했으나 규모는 2009년(4천670억원)에 비해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신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분기(3월 결산 기준)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18억원, 213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며 "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률의 경우 같은 기간동안 다른 대형제약사 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교롭게도 '유한안동대'에서 빠진 종근당은 약진했다.
종근당은 지난해 4분기 매출 1천78억원, 영업이익 146억원을 실현, 전년동기대비 각각 16%, 100% 가깝게 성장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아타칸, 아타칸플러스, 아프로벨 등 다수의 ARB계열 고혈압 치료제 특허만료가 예정돼 있어 고혈압치료제 개발 경쟁력과 영업력을 확보한 종근당의 실적 개선세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한국BMS, 바이엘코리아, 한국노바티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국엠에스디, 한국화이자 등 다국적 제약사는 지난해 원외처방 조제액이 큰 폭으로 늘어나 '유한안동대'의 실적 부진을 그대로 반사이익으로 챙겼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