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비자금사건 수사 종결로 인한 그룹 재정비 과정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할지도 주목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동관 차장은 지난해 1월 한화그룹에 입사해 회장실에서 근무하며 본격적인 3세 경영수업을 받아 왔다.
특히, 아버지인 김승연 회장이 지난해 9월부터 5개월 동안 '비자금 조성 의혹' 혐의로 3차례 가량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고 한화그룹이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그룹이 총체적인 위기에 처하자 그가 주요현안을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과 장남 김동관 차장(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주요 계열사 등에서 올라오는 업무결재나 주요 보고사항은 모두 김동관 차장을 거쳐 회장실로 들어간다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동관씨의 급부상은 조기 경영수업 탓도 있지만 김 회장의 부인이자 김 차장의 어머니인 서영민 씨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동관씨 역시 경영수업이나 주요 현안 결정과정에서 어머니의 말을 잘 경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차장은 이번 비자금 의혹 사건을 겪으며 위기관리 능력을 키우고 조직 내 역할과 입지가 더욱 견고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승연 회장 역시 김 차장에 대한 후계 경영수업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김 차장은 입사 후 사내 연수 대상자를 뽑는 직원 면접에 직접 참관하는 것으로 차세대 경영인으로서의 첫 행보를 시작했다. 특히, 김 회장은 김 차장을 국내외 행사에 잇따라 대동시킴으로써 아들의 경영수업을 직접 챙기는 열의를 보였다.
김 회장 부자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와 투자협력을 논의했다. 지난해 4월에는 뉴욕과 보스턴 등 미국 4대 도시를 돌며 해외 인재채용을 위한 출장길에 동행했으며 중국 상하이 엑스포를 동반 관람하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 함께 참석했고 11월에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 개막총회에서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재계에서는 과거 한화그룹 창업주인 현암 김종희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로 김승연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아들이 같은 전철을 밟게 하지 않기 위해 사전 승계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김동관 차장은 이번 비자금 의혹 사건과 관련, 지난 2004∼2005년 선대에서 물려받은 천안 땅을 그룹 레저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빌려주는 과정에서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와 계열사 주식을 헐값에 취득했다는 의혹 등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기도 했으나 구체적인 혐의는 드러나지 않았다.
또한 김차장은 이번 비자금 사건이라는 큰 일을 겪으면서 위기관리능력을 한층 키웠을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그런 김차장이 비자금 사건 수사 종결에 따른 그룹 전열 재정비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도 주목된다.
현재 한화그룹은 비자금 사건수사로 인해 밀린 그룹 정기인사와 계열 증권사 합병작업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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