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가공업체들이 장기화된 구제역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격이 급등해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물량마저 떨어져 공장 가동을 부분적으로 멈추고 있다.
CJ제일제당(진천공장), 롯데햄(청주공장) 등 육가공업체들은 지난달부터 원료육 공급물량이 줄어들면서 공장가동률을 15% 가량 줄였다.CJ제일제당 관계자는 "원료육 공급이 딸려서 구매 자체가 힘든 상황"이라며 "일부 수입육을 사용하는 제품도 있지만 혼합비율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어 애만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의 진천공장은 부지 4만2653㎡, 연건평 2만5156㎡ 규모에 최신 생산시설과 제품 연구개발을 위한 실험실 등을 갖춘 국내 최대규모 육가공공장을 표방하고 있지만 현재 가동률은 70% 안팎이다. 주력상품인 '스팸'과 함께 지난해 5월 출시한 '더 건강한 햄' 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더 건강한 햄'은 국내산 순돈육 함량을 90%로 높인 프리미엄 제품이라 수입산으로 대체하기도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
햄사업이 주력인 롯데햄은 더욱 심각한 직격탄을 받고 있다.
'의성마늘햄' '로스팜' 등을 생산하는 롯데햄은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해보다 2배(kg당 8천373원) 급등하면서 원료육 공급문제에 직면했다.
햄시장이 정체되면서 실적악화가 심화된 롯데햄은 최근 유동비율이 60% 밑으로 떨어지면서 자금압박에도 시달리고 있다. 롯데햄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올해만 3차례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롯데햄 관계자는 "그나마 (원료육)재고물량으로 설 성수기는 버텼지만 앞으로가 문제"라며 "돼지고기 공급이 불안해 공장을 부분적으로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8일 현재 구제역 발생으로 살처분.매몰된 돼지는 모두 300만마리가 넘는다. 게다가 이동제한과 도축장 폐쇄조치 등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급등하고 있다. 구제역 발생전과 비교 현재 2배나 급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