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푼 꿈을 안고 어렵게 장만한 새 아파트가 물이 새고 기본가구에는 곰팡이가 가득하다면 입주자의 기분은 어떨까. 지난달 말 입주를 시작한 경기 광주시 '광주 탄벌 경남아너스빌'의 사례다.
특히 이 아파트는 공사 당시 분양자들로부터 저급자재 사용 등의 의혹(본지 2010년 12월 7일 보도)도 제기 받은 바 있어 시공을 맡은 경남기업에 대한 원성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분양계약자보다 곰팡이가 먼저 입주?
15일 경기 광주시 태전동의 박 모(남.45세)씨에 따르면 박씨를 비롯한 '광주 탄벌 경남아너스빌' 입주예정자들은 새 아파트로의 입주를 앞두고 있으면서도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결로, 누수 등으로 생활도 하지 않은 새 아파트 기본가구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 있다는 것.
박 씨는 "값싼 자재는 물론 녹슨 철근을 이용해 아파트를 짓고, 아파트 곳곳에 결로로 인한 얼음이 생기게 만든 것도 모자라 이제 집안까지 곰팡이로 뒤덮일 판"이라며 "붙박이장, 싱크대에 핀 곰팡이가 이제 벽면으로 번식되고 있는데 시공사인 경남기업은 근본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고, 곰팡이를 닦아내는 것으로 마무리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문가에게 알아보니 약물처리 등으로 가구에 핀 곰팡이를 완전히 제거 하려면 3개월 정도 걸린다고 한다. 새 아파트를 이렇게 만들어놓으면 당장 입주해야하는 우리보고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현재 입주한 세대들 역시 곰팡이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당장 갈 곳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입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 이 모씨(여.53세) 역시 새 아파트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 씨는 "화재 등 위기상황시 대피하라고 만들어놓은 대피소 문은 목재로 만들어져서 유사시 도움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벌써부터 건물외벽 여기저기가 긁히고 깨져있어 멀리서 보지 않는 이상 새 아파트인지 모를 정도다. 대출까지 받아 분양받았는데 집 상태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억울해서 계속 깬다"고 하소연했다.
◆ "분양가 인하 받으려는 목적으로 민원 제기"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피해를 호소하는 세대가 전체 885세대 중 상당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정작 시공사인 경남기업 측은 입주자들의 주장은 과민반응일 뿐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입주예정자들이 분양가를 인하 받으려는 의도로 사소한 것까지 끄집어내서 문제 삼고 있다"며 "곰팡이 민원 부분은 관할 시청에 시정계획까지 보내놓은 상태"라고 해명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오는 14일부터 선반, 서랍 등 노출면 균사 제거 작업에 착수하고, 가구 뒷면 등 비노출면 곰팡이는 오존살균과 환기를 통해 곰팡이 서식환경을 제거할 것"이라며 "또 향후 2년간 곰팡이 서식 억제 및 환경개선을 위해 전문업체를 활용한 사후관리 계획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