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사(대표 김윤)가 골육상쟁이 빈번한 재벌가에서 보기 드물게 오손도손 형제경영을 펼치고 있어 재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형님은 회장, 동생은 사장으로 2대에 걸쳐 우애깊은 형제경영을 과시하고 있다. 사촌들과도 사이좋은 모습으로 우애를 두텁게 다지는 모습이다.
삼양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양사는 오는 3월4일 주주총회를 통해 김량 삼양제넥스 대표이사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윤 삼양사 회장(58)이 친동생인 김량 사장(56)을 등기이사로 올리려는 것.
김량 사장은 현재 삼양사 식품사업부문 사장과 삼양제넥스 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김량 사장은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으로 이모부인 김각중 회장이 이끄는 경방에 1986년 입사해 견문을 넓혔다. 지난 2000년 경방유통 대표이사 사장을 끝으로 경방에서 물러난 뒤 2002년 삼양제넥스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삼양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김윤 회장이 재선임되고, 김량 사장도 신규 선임될 경우 삼양사의 등기이사는 김원 삼양사 사장까지 합쳐 3인 구도로 바뀐다. 아직 미등기임원으로 사촌인 김원 사장의 김원 사장의 친동생 김정 삼양제넥스 부사장까지 합치면 오너 3세대 4명의 친족경영 체제다.
식품업계에서는 고 김상홍 명예회장의 장.차남인 김윤-김량 형제경영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원-김정 형제는 고 김상홍 명예회장의 동생인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의 아들들이다.
삼양그룹은 인촌 김성수 씨 친동생인 김연수 초대 회장이 1924년에 창업한 삼수사로 출발했다. 이후 3남인 고 김상홍 명예회장과 5남인 김상하 그룹 회장이 60여년간 우애 깊은 형제경영을 펼쳐 눈길을 끌어왔다.
3세대로 넘어오면서 형제경영에서 사촌경영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지분구조를 보면 김윤 회장(4.05%)과 김량 사장(2.98%) 측 가족들의 보유지분은 16%. 반면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 측은 김원 사장(4.59%)과 김정 삼양제넥스 부사장(4.05%)을 합쳐 18%를 차지하고 있다.
삼양사 2~3세대 경영인들의 돈독한 형제경영은 골육상쟁으로 끝난 대부분 재벌가 형제들과 대조를 이룬다. 한화, 두산, 금호그룹등이 '형제의난'을 겪은 대표적인 회사들이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호연 형제가 경영권을 두고 법정소송까지 벌이는 분쟁을 겪었고 두산그룹의 고 박용오 전 회장은 지난 2005년 형제의 난을 치르며 그룹에서 제명된 뒤 성지건설로 재기를 꿈꾸다가 2009년 11월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비극을 겪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지난 2009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다 전격 해임됐다. 이들은 형제의 난 이후 계열분리를 선택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3월 금호석유화학 경영에 복귀하면서 그룹 고유의 빨간 날개를 없애는 등 계열분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