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사업의 절대 강자인 NHN을 공동 창업한 NHN 이해진 이사회 의장과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시장에서 4년만에 라이벌로 재회한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경쟁자로 바뀌는 순간이다. NHN의 벤처신화를 함께 써내려갔지만 현재 각기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두 주역의 대결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범수의 ‘톡톡’튀는 카카오톡
지난 2007년 NHN을 떠나 소식이 없던 김범수 의장이 최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시장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현재 665만명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이용하고 있는 카카오 이사회 의장으로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서울대 산업공학 학·석사 출신인 김범수 의장은 지난 2000년 같은 삼성SDS 출신의 이해진 NHN이사회 의장과 공동으로 NHN을 설립한 벤처업계의 신화적 인물이다.
김 의장은 1992년 삼성SDS에 입사, PC통신 유니텔 설계 및 구축을 담당하다 1998년 퇴사해 한게임을 설립한 뒤 이해진 의장이 설립한 네이버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해 오늘의 NHN 초석을 놓은 신화적 인물이다. 이후 이해진 의장과 공동대표직을 맡아 국내인터넷 시장을 평정했다.
그가 NHN을 떠난건 2007년. 당시 김 대표의 퇴진에대해 업계에선 NHN 내부에서 ‘게임 인맥’이 ‘검색 인맥’에 밀렸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2002년 NHN의 코스닥 상장 당시 최대주주는 7.76%의 지분을 보유한 이해진 의장이었다. 김범수 의장은 2.35%의 지분을 보유했다.
현재 코스피로 이전한 NHN의 최대주주는 여전히 5.1%의 지분을 보유한 이해진 의장이다. 하지만 김 의장은 2007년 사임 이후 주주분포도에서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3년 후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톡’을 들고 IT시장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카카오톡은 전 세계 사용자 간에 무료로 실시간 그룹 채팅과 1:1 채팅을 할 수 있는 연락처 기반의 메신저 서비스.
지난해 3월 첫 선을 보인 후 현재 665만 다운로드수를 자랑한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인구(약 750만명)의 80%가 이 앱을 사용 중인 셈이다.
카카오톡 가입자와 스마트폰 사용자가 평행선을 그리자 이동통신기업 및 검색업체, 상거래 사이트, 오프라인 기업들에서 제휴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성장성을 인정받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박성찬 다날 대표, 천양현 전 NHN재팬 대표, 남궁훈 CJ인터넷 대표 등 IT업계 거물들로부터 50여억원의 투자를 유치 받았다.
◆3400만명 가입자 앞세운 ‘네이버톡’
그러나 최근 김 의장의 복귀에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바로 김의장의 친정이며 이해진 의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NHN.
NHN은 스마트폰 보급 이후 모바일 서비스에 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미투데이(me2day)’를 앞세워 SNS가입자 400만명을 확보한데 이어 이달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의 새로운 유.무선 통합 커뮤니케이터인 ‘네이버톡(Talk)’을 선보인다.
‘네이버톡’은 카카오톡과 같이 웹·PC·모바일 등 다양한 환경에서 언제 어디서나 지인에게 문자를 전달할 수 있는 웹 기반 메신저 서비스이다.
현재 국내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시장은 카카오톡이 선점한 상황이지만 ‘네이버톡’의 등장은 충분히 위협적이라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NHN은 소셜 전략으로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인터넷인구 90%에 해당하는 3천400만명이 이용하는 네이버를 기반으로 할 경우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김상헌 NHN 대표는 지난10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실시간 정보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 질 것이다. 네이버미, 블로그, 네이버톡의 소셜 정보를 통해 네이버의 검색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만간 ‘카카오톡’과 ‘네이버톡’의 피할 수 없는 한판승부가 예고된 셈이다.
창업동지에서 라이벌로 변한 이해진 의장과 김범수 의장의 대결이 사뭇 궁금해진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민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