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와 실적 모두 바닥으로 가라앉고 있는 LG유플러스를 세우기 위한 이상철 부회장의 비상구는 무엇일까?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이상철 부회장이 이끈 작년 한 해 동안 참담한 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 영업손실 486억원, 매출액 2조33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적자로 전환했으며 매출액은 1.6% 줄어들었다.
연간 실적으로도 ▲매출 8조5천8억원 ▲영업이익 6천553억원 ▲당기순이익 5천700억원으로 예전 LG 통신3사(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 실적을 합산한 실적(매출 7조 5천872억원, 영업이익 6천537억원, 당기순이익 4천623억원) 대비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12.0%, 0.2%, 23.3% 증가한데 그쳤다.
이상철 부회장이 CEO로 취임할 당시만 해도 업계에서는 기대가 높았다. KTF 대표이사와 정보통신부 장관 그리고 광운대 총장 등을 거치며 능력과 네트워크를 입증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LG유플러스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가도 계속 미끄러져 바닥을 헤매고 있다.
이 부회장이 취임한 2010년 1월 6일 LG유플러스의 종가는 8천970원이었으나 1년이 조금 지난 현재는 5천980원으로 취임 당일보다 2천990원(33.3%)이나 빠졌다.
통신업계관계자들은 LG유플러스의 침체 원인에 대해 "2010년 통신시장이 스마트폰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는 과정에서 라인업 확보 경쟁에서 참패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KT는 아이폰, SK텔레콤은 갤럭시S라는 전략모델을 내세우며 시장을 공략한 반면 LG유플러스가 뒤늦게 내세운 옵티머스 시리즈는 역부족이었다.
경쟁사들이 W-CDMA기반의 3G 서비스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LG유플러스만 전 세계적으로 별로 사용치 않는 리비전A방식의 3G 서비스를 고수하다가 주파수와 이동통신방식의 차이로 스마트폰 수급에 차질을 빚은 것이다. 외산 스마트폰을 단 한 종류도 도입하지 못한 것이 이를 보여준다.
지난해 KT가 아이폰으로 늘린 시장점유율을 감안한다면 LG유플러스의 스마트폰 라인업 실패는 뼈아팠다. 스마트폰 대응 실패로 인해 가입자가 감소하자 2G 공짜폰을 늘려 가입자를 확보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마케팅비 증가로 이어져 부담을 가중시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올해부터 새로 출시할 스마트폰들이 작년에 비해 훨씬 나아지긴 하겠지만 그것은 경쟁사도 마찬가지"라며 "최악의 상황은 벗어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필승카드가 없이는 반격이 힘들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상철 부회장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반전시킬까?
LG유플러스는 최근 4G 기술인 LTE망 조기확충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SNS사업에도 발을 깊숙이 뻗고 있다. 이 부회장이 이를 필승의 반전카드로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다.
LG유플러스는 국내 통신사 중 가장 빨리 LTE 투자에 들어갔다. 2012년까지 LTE 전국망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LTE 투자 8500억원을 포함 총 1조7000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통합형 기지국 투자와 LTE 장비 공급 업체 선정을 이미 완료하는 등 통신사 중 LTE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주 임원들과 함께 MWC 2011에 참관, 처음으로 선보인 LTE 단말기들을 관심 있게 살펴봤다. 앞서 이 부회장은 "LTE는 LG유플러스가 가장 앞서 나갈 것"이라며 "다른 사업자와 시작은 비슷하게 할지라도 전국망 구축과 개통은 가장 빨리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었다.
LTE 시대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2.1㎓ 주파수 확보가 관건이다. 현재 2.1㎓ 주파수 대역 가운데 60㎒는 SK텔레콤이, 40㎒는 KT가 확보한 상항에서 남은 20㎒를 이통3사가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계획대로 LTE에서 앞서나가기 위해선 남은 20㎒를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LG유플러스가 LTE 선점 외에 또 하나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사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LG유플러스는 ‘와글’(Wagle)과 ‘플레이스북’(placebook)이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이며 국내 통신사업자로는 처음으로 SNS사업에 진출했다.
LG유플러스의 SNS시장 진출은 급격하게 늘어나는 SNS 영향력에 대한 위기의식과 새로운 수익모델에 대한 기대라는 양가적 목적을 지니고 있다. SNS가 통화·문자와 같은 기존의 전통적 수익을 잠식하는 위기인 동시에 쇼핑·광고·홍보 등의 종합적인 마케팅 플랫폼으로 새로운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페이스북, 올 1월에는 트위터와 각각 제휴하기도 했다.
SNS에 대한 이 부회장의 관심은 지대하다. LG유플러스와 트위터가 제휴한 지난 1월 이 부회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앞으로 SNS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LG유플러스가 SNS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LG유플러스의 실적이 턴어라운드 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경쟁력을 만회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LTE를 상용화하는데 대규모 투자가 수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 SKT나 KT와 달리 마케팅 비용을 바짝 졸라매 기업 이미지와 영업이 뒷걸음치고 있는 점도 악순환을 부르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역시 스마트폰 경쟁에서 밀려 고전한 LG전자가 올해 전략모델인 듀얼코어폰 옵티머스 2X를 LG유플러스가 아닌 SK텔레콤을 통해 출시한 것도 LG유플러스의 위상 추락을 뒷받침한다.
이상철 부회장이 LG유플러스의 총체적 난국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biz&ceo뉴스/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