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KT(회장 이석채)나 포스코(회장 정준양) 등 공기업형 기업들의 경우 정권교체 때마다 상당수의 사외이사가 교체되거나 '낙하산 인사'가 선임되는 전례가 많았고 민간기업 역시 사외이사들이 최고경영자를 견제, 감시하기 보다는 오히려 유착관계를 형성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KT가 관료출신이면서 한때 이런저런 구설수에 올랐던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키로해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사외이사 후보로 박병원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과 이현락 경기일보 사장을 추천했다. 이들은 오는 3월 1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KT 측은 "최근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데 큰 힘이 될 적임자"라고 선임배경을 밝혔다.
특히, 박병원 후보의 경우 재정경제부 차관과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을 역임한 거시경제 전문가로서 KT가 지속적인 성장과 변화의 리더십을 유지해 나가는데 필요한 조언을 해 줄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박병원 전 회장은 우리지주회장 재임 시절(2007년) 컨설팅용역업체 부당 선정과 한미캐피탈 부당 고가매입 등의 의혹이 드러나 지난 2009년 3월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된 바 있다.
당시 감사원 측은 감사 자료를 통해 박 전 회장이 2007년 12월 우리금융지주의 컨설팅 용역업체 선정과정에서 평가점수가 높은 컨설팅업체를 배제하고 특정업체를 부당하게 선정하고 같은 해 8월 우리금융지주가 한미캐피탈 인수시 적정한 기업가치 평가없이 매각사가 제시한 높은 가격에 한미캐피탈을 인수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는 2009년 8월 박 전 회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내사 종결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에서 무협의 처분을 받기는 했으나 일각에서는 이명박정부 고위직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봐주기 수사’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처럼 한때 이런저런 의혹에 시달렸던 박 전회장을 KT측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면서 사회이사제도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는 비판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사외이사는 경영진의 잘못된 경영을 바로잡는 위치에 있는 자리인만큼 청렴 결백성이 가장 중시되는 까닭이다.
게다가 박 전회장은 이석채 회장의 공무원 후배라는 점도 사외이사 선임에 찜찜한 대목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외이사는 경영진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현 경영진과의 인맥관계가 적은 인사를 선임할 필요가 있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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