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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vs함바' 한화건설 두 대표이사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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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vs함바' 한화건설 두 대표이사의 운명은?
  • 류세나 기자 cream53@csnews.co.kr
  • 승인 2011.02.21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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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비자금 의혹에 연루됐던 김현중 한화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현재 함바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또 다른 대표이사 이근포 사장의 거취에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김현중 대표, 부회장으로 승진…이근포 대표는?


한화그룹은 18일 한화건설 김 사장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등 총 90명에 대한 임원인사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김 신임 부회장이 10여년간 ㈜한화 건설부문, 한화건설 등 대표이사로 재임해 오면서 한화건설을 업계 상위권으로 도약시킨 것을 비롯해 최근 해외사업 수주 등에 노력한 점이 인정됐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이처럼 한화건설의 승진인사가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이유는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 신임 부회장과 이 사장이 각각 그룹 비자금 의혹과 함바비리 의혹으로 몸살을 앓아온 가운데 이 중 한 명은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나머지 한명은 이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현중 한화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좌)과 이근포 대표이사 사장>

이번에 승진하게 된 김 신임 부회장은 지난 2006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명소유 회사 한유통이 서울, 부산 등지에 보유한 부동산을 시세보다 약 695억원 비싸게 사들인 혐의로 올해 초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한유통이 양도차익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왔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최근 검찰이 한화그룹 비자금 로비 의혹과 관련, 김승연 회장과 김 신임 부회장 등 한화 관계자 11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사법처리를 일단락하면서 김 신임 부회장은 이에 대한 의혹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진 모습이다.


반면 이 사장의 경우에는 아직까지 함바비리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승진은 물론 퇴임 등 거취문제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게 한화 측 입장.


특히 최근 검찰 안팎에서 이 사장에게 돈을 건네줬다는 브로커 유씨의 진술과 자금을 마련했다는 유씨 측근들의 진술이 서로 다르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는 점에 착안, 일각에서는 이 사장에 대한 그룹 차원의 정상참작(?)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일고 있다.


또 이 사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지 불과 1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도 이번 승진 인사에서 이 사장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승진 대상자가 아니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신임 부회장의 경우에도 지난 2002년 한화건설 대표이사 사장직에 임명된 지 9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케이스다.


이와 관련 한화건설 관계자는 "18일 인사는 (전보 등은 포함되지 않고) 승진과 관련해서만 발표된 것"이라며 "이 사장의 경우에는 (사장직을 유지하는 쪽으로) 그대로 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번 임명되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임기 제한 없이 몇 년이라도 그 직위를 유지되게 된다"면서도 "사장직이나 대표이사직 유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 사장은 부사장으로 재직할 당시인 지난 2008년 초 함바 브로커 유상봉씨에게 인천 남동구 한화건설 아파트 건설현장 식당 운영권을 주고 5천만원을 건네받는 등 두 차례에 걸쳐 9천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구속됐다가 현재는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다.


◆ 업계, 이 대표 '보직유지vs해임' 의견 팽팽


이 사장의 거취와 관련해 업계 사이에서는 "이 사장이 함바비리로 인해 보직해임 등의 처분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해임 등은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는 두 가지 전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후자의 경우, 한화건설은 김 신임 부회장과 이 사장이 각각 해외부문과 국내부문을 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사장은 '버릴 수 없는 카드'"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 사장이 지난 2005년 대우건설에서 한화건설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한화건설은 시공능력평가순위 34위에서 11위로 비약적인 성장을 보여 왔다. 김 신임 부회장이 플랜트사업 및 해외사업을 책임져왔다면 이 사장은 토목환경사업, 건축사업 등을 도맡아왔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그룹 비자금 문제가 일단락되면서 한화그룹을 둘러싼 또 다른 쟁점이었던 함바비리가 새삼 주목받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업계도 최근 두 차례의 한화인사에서 한화가 내부적으로 함바비리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장이 착복했다고 알려진 금액 중 상당부분이 다른 곳으로 샌 것으로 알려진 만큼 그룹차원에서도 이 사장에 대한 거취를 쉽사리 결정할 순 없을 것"이라며 "당분간 투톱체제가 유지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biz&ceo뉴스/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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