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활성화의 핵심인 2.1㎓대역 주파수를 차지하기 위한 통신사들의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통신3사는 다음 달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이는 2.1㎓주파수경매에 맞춰 방송통신위원회에 각각 건의문을 제출하고 경쟁업체를 물리치기 위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주파수경매제는 지난해 11월 전파법 시행령이 일부 개정되면서 올해부터 시핻되는 제도로 높은 값을 써낸 사업자에게 주파수를 할당해주는 방식이다. 지금까지는 정부가 심사에 통과한 사업자에게 주파수를 할당하는 방식으로 분배했다.
이번 주파수경매제의 대상인 2.1㎓대역 주파수는 현재 통신산업의 핵심인 스마트폰과 연결되어 '황금주파수'로 주목받고 있다. 국제 표준 주파수로 애플 등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통신사들이 이 대역 위주로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어 단말기 수급이 쉽고 할당받은 뒤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실제로 해당 주파수를 확보하지 못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외산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24일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시행되는 주파수경매제의 핵심은 주파수총량제가 어떤 범위로 실시될 지에 있다. 현재 전파법에 의하면 주파수경매제 도입에 따른 독점방지를 위해 특정사업자의 신청을 제한할 수 있다.
주파수총량제를 사업자가 보유한 전체 주파수로 한정한다면 SK텔레콤과 KT가 비슷한 수준이고 LG유플러스가 1/3에 불과한 상황이다. SK텔레콤과 KT가 배제된다면 LG유플러스가 가장 유리하다. 반면 2.1㎓라는 특정범위로 제한한다면 이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SKT만 경매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를 놓고 통신3사는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동일한 조건 하에서 경매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KT는 SK텔레콤을,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KT 모두를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제껏 2.1㎓대역을 전혀 확보하지 못했기에 가장 간절하다. LG유플러스는 방통위에 "3G주파수 가용자원(2.1㎓대역)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SK텔레콤과 KT를 경쟁에서 배제시켜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보냈다. 두 통신사가 주파수 자원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반면에 자신들은 지난해 분배받은 800㎒ 대역을 합해야 총 40㎒ 대역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SK텔레콤과 KT가 이미 2.1㎓대역을 일부 선점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는 확보하지 못한 관계로 모바일 경쟁에서 어려움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해당 주파수를 반납했을 2006년만 해도 이렇게 주파수 부족현상이 갑자기 올 줄은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도 "후발사업자인데다 자신들이 내놓은 주파수 대역을 다시 찾는다는 의미에서 명분상 가장 앞서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KT도 현재 포화상태인 3G 트래픽을 해소할 유일한 대안인 2.1㎓주파수 확보에 강렬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KT관계자는 "우리의 3G가입자 규모는 SK텔레콤과 비슷하지만 2.1㎓ 보유량은 절반밖에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KT는 방통위에 보낸 건의서에 "SK텔레콤이 20㎒ 대역폭을 추가로 확보한다면 2.1㎓대역에서 2/3 이상을 점유, 사실상 주파수 독점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1㎓대역을 가장 많이 확보한 SK텔레콤도 양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해당 주파수를 당장 필요한 사업자에게 공급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주파수 총량은 많지만 실제 가입자 대비 주파수 보유량은 백만명당 3.5㎒로 KT(4.99㎒), LG유플러스(4.43㎒)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우리 가입자가 2500만명인 점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타사보다 주파수 가용자원이 부족하다"며 "이번에 2.1㎓를 빼앗긴다면 가입자가 1000만명이 적은 KT의 주파수 총보유량이 많아지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견제했다.
한편, 주파수총량제를 비롯한 경매방식, 최저가격, 이용기간 등 세부수칙을 마련 중인 방통위는 다음달 초 토론회를 열어 통신사 관계자들과 경매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방통위 전체회의의 최종 의결을 거친 후 할당공고를 낼 예정이다. [biz&ceo뉴스/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