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부터 선착순으로 판매한다기에 무려 35분 전에 도착했는데도 이미 전량 판매 마감된 상태였어요. 회사에 지각까지 하며 찾아간 건데, 마트의 ‘노이즈마케팅’에 놀아난 것 같아 억울해요. 이건 ‘착한’ 생닭이 아니라 소비자 우롱하는 ‘나쁜’ 생닭 아닙니까?”
홈플러스의 ‘착한생닭’ 행사 마지막 날 부리나케 매장을 찾았던 신 모(여.35세)씨가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던진 하소연이다. 결국 물량이 없어 헛걸음만 하고 돌아 왔던 신 씨는 홈플러스에 대해 “충분한 물량 확보도 안 해 놓고 ‘미끼상품’을 이용해 소비자들의 기대심리만 부추겼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통큰치킨’, ‘착한생닭’, ‘더큰피자’ 등 대형마트들의 초저가 마케팅이 화제를 낳으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지만 부실한 서비스로 ‘없는 사람 두 번 울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끓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장 분개하는 부분은 상품의 물량 부족. 턱없이 적은 물량을 확보해 놓고 광고와 홍보에만 집중해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것. 매장당 경우 수십 혹은 수백여개의 물량만 확보해 마트 문을 열자마자 상품이 매진돼 버리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광고와 홍보를 보고 많은 시간을 들여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헛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없는 사람들을 2번 울린다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대목이다.
이외 광고와 다른 상품을 팔거나 물량을 과장했다는 비난이 끓기도 하는등 인기만큼이나 초저가 상품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착한’ 생닭? 물량 적어 문 열자마자 매진~
부산 금정구 구서동에 사는 신 모씨는 최근 1천원짜리 ‘착한생닭’ 홍보전단을 보고 일찌감치 홈플러스를 찾았지만 상품이 조기 품절돼 구입하지 못했다며 본지에 불만을 제기했다.
신 씨에 따르면 ‘10시부터 선착순 판매’라던 행사가 이미 30분 전에 마감된 상태였다는 것.
회사까지 지각하며 매장을 찾았던 신 씨는 이번 행사에 대해 “물량을 충분히 확보해놓지도 않고 선착순이라는 말로 소비자들을 애타게 했다”고 지적하며 “소비자들을 위한 ‘착한’ 상품을 제공하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회사의 잇속만 채운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상품을 구입하지 못한 소비자들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평소 판매되는 물량의 10배 정도인 20만 마리나 확보한 뒤 행사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리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번호표를 나눠주고, 기다리기만 하고 상품을 구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최선의 조치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롯데마트가 판매한 5천원짜리 통큰치킨도 마트 문이 열리자 마자 매진돼 이를 사기위해 매장을 찾았던 소비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착한 LCD모니터’..허위 광고로 소비자 현혹시켜
홈플러스의 ‘착한 LCD모니터’는 허위광고가 지적돼 물의를 빚었다. 문제가 붉어지자 업체 측은 곧장 전량 교환해 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소비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달 24일부터 ‘착한 LCD모니터’라는 이름으로 19만 9000원에 제품을 판매했다.
광고에는 스피커 2개가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고 홍보했지만, 실제 제품에는 내장 스피커가 없어 소비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던 것.
이후 홈플러스는 허위광고에 대해 사과하고 소비자들에게 판매된 모니터 전량을 스피커 장착 제품으로 교환해 주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판매 시 점포 내 안내문과 구두로 설명은 했다”며 “하지만 제품 공급처와의 커뮤니케이션 오류로 고객들에게 혼선을 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관계자는 이어 “모니터 판매는 이미 중단된 상태”라며 “제품을 구매했던 모든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교환해줄 것을 약속했고, 앞으로는 이 같은 일이 없도록 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청바지 500만점? 알고 보니 ‘뻥'
“130여개 브랜드, 총 500만점 가격혁명”이라는 광고 문구를 내세운 이마트 역시 과장광고 논란으로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달 31일 9900원짜리 저가 청바지와 국내외 유명 청바지 상표를 할인해 파는 ‘이마트 진(jean) 가격 혁명’ 행사를 시작하면서 일간지에 광고를 실었다.
또 언론사에 배포한 홍보자료에는 “국내 최다 브랜드인 130여 개 브랜드, 최다 물량인 500만 점 가량의 청바지를 20~5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고 게재했다.
이 문구를 읽는다면 누구나 ‘이마트가 청바지 500만 점을 대폭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내용인 것.
하지만 실제 이마트가 보유한 청바지 물량은 500만 점이 아닌 100만 점에 불과했다. 나머지 400만 점은 티셔츠나 모자 등 다른 품목이라는 것.
이와 관련 이마트 관계자는 “진(jean)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해석되는지에 따라 달리 받아들여졌던 것”이라며 “청바지 뿐 아니라 진 소재로 만들어진 제품인 티셔츠나 모자 등을 포함해 500만 점이라고 표현했던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하지만 고객들이 오해할 만한 여지가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인정한다”며 “앞으로 신문에 광고를 게재할 때에는 좀 더 신경을 써 물의를 빚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마트는 과장광고 논란에도 불구, 이번 행사를 오는 11일까지 전국 103개 점포에서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솔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