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매출 순위와 별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순위가 큰 폭으로 하락했음에도 공격적인 R&D 투자에 나서는 기업이 있는 반면 견조한 성장세에도 오히려 비용을 대폭 축소한 업체도 있어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5일 각 제약사가 발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해 연구개발에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자한 업체는 한미약품인 것으로 집계됐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총 852억원을 투자해 매출액 대비 14.3%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3.4% 증가한 수준. 그러나 이같은 대규모 연구개발비 투입에도 불구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은 5950억원으로 전년대비 3.4%가 줄었다. 제약 업계 순위도 3위에서 5위로 밀렸다.
매출 감소로 창사 이후 처음 적자 전환까지 했지만 연구개발에 쏟은 비용은 오히려 크게 늘려 주목을 끌고 있다.
반면 대웅제약은 지난해 6722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유한양행, 한미약품을 제치고 업계 3위로 도약했지만 R&D 투자액은 360억원으로 7위에 그쳤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율은 7.1%로 선두권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이는 전년에 비해서도 30.6%나 줄어든 액수다.
이외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 LG생명과학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가 높은 제약사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지난해 1349억원의 매출을 올려 20위에 머물렀지만 R&D에는 161억원을 투입해 이 부분 9위에 이름을 올렸다.
LG생명과학 역시 3410억원의 매출로 9위를 기록했지만 R&D 투자는 657억원으로 매출 1위 동아제약을 앞질러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제일약품은 지난해 4313억원 매출을 올려 7위를 차지했지만 이중 겨우 3.4%인 133억을 연구개발에 투자해 연구개발 ‘짠돌이’ 제약사에 이름을 올렸다.
동아제약, 녹십자, 유한양행, 종근당 등 상위 제약사들은 매출에 상응하는 투자로 연구개발비 순위에서도 상위권 리스트에 올랐다.
특히 종근당은 전년대비 37% 늘어난 396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해 이 분야에서 매출순위보다 2계단 앞선 6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제약산업을 차세대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지정하고 관련 법 제정 등을 통해 제도적 뒷받침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업체 스스로가 적극성을 보여야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경제뉴스팀 /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양우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