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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1분기 영업익 눈덩이 '반갑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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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 1분기 영업익 눈덩이 '반갑지 않네'
  • 김현준 기자 realpeace@csnews.co.kr
  • 승인 2011.05.09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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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업계가 1분기 눈덩이처럼 불어난 영업이익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돈을 많이 벌었으니 통신비를 내리라'는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기 때문.

전통적인 비수기인 1분기였음에도 통신3사는 무려 1조4천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드러내놓고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 이달 중 '통신요금 태스크포스'의 통신비 인하 방안이 발표될 예정이고 시민단체들도 통신비 원가공개를 청구하는 등 압박이 거세지고 있어 좋은 성적표가 오히려 짐이 되고 있다.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려 가격 인하 압박 몰매를 맞고 있는 정유사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1분기 매출이 5조3천3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7천26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무려 105.4% 전년 동기 대비 61.7% 급증했다.

LG유플러스는 1분기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4.1% 증가한 2조1천165억원, 영업이익 89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SK텔레콤도 매출은 전 분기보다 2.5% 감소한 3조1천321억원에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8.6% 증가해 5천980억원을 기록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눈덩이 이익이 눈총을 받자 통신3사는 국제회계기준(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에 따른 장부 수치상의 결과일 뿐이라고 적극 설명했다. IFRS도입으로 감가상각방식이 정율법에서 정액법으로 변경, 네트워크 설비의 감가상각비용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영업이익이 늘어나게 됐다는 것.

1분기 장사를 잘해놓고도 그것을 해명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정부와 시민단체의 거센 통신비 인하 압박에 기인한다.

방통위와 기획재정부, 공정위가 합동으로 운영 중인 '통신요금 TF'팀이 이달 중 구체적인 통신비 인하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데다 지난 5일에는 참여연대가 방통위를 상대로 통신3사의 요금 원가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하기도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비를 내리라는 압박이 거센 지금, 어떤 이유로든 1분기 실적이 좋게 나온 것이 짐이 되고 있다"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던 정유업계가 결국 기름값을 내려야 했던 것과 같은 일이 일어날까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통신사들이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일부에서는 요금인하압박을 희석하려는 적극적인 제스처라고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통신3사는 올해 7조2천억원에 달하는 설비 투자 계획을 세웠다.

SK텔레콤은 3G와 LTE에 2조3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LG유플러스 또한 총 1조7천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투자 계획을 세웠다. 세부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KT 또한 올해 3조2천억원의 설비투자를 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비투자 계획을 연초도 아닌 4월에 굳이 발표한 데는 나름대로 의도가 있지 않겠냐"며 "통신서비스 개선을 위해 각자 수조원에 달하는 설비투자를 해야만 하기 때문에 요금인하 여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제스처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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