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올해 원유 누적 수출 1억 배럴 시대를 열 것으로 보임에 따라 고(故) 최종현 회장 때부터 키워온 '무자원 산유국'의 꿈이 최태원 회장<사진 왼쪽 두번째>에 의해 조기 결실을 보게 됐다.

15일 SK그룹은 지난 2000년 이후 해외 자원개발을 통해 확보한 원유를 해외에 수출한 물량이 올해 1억 배럴을 넘어서게 된다고 밝혔다.
지난 1987년 12월 북예멘의 마리브 광구에서 원유를 생산하기 시작한 SK그룹이 누적 원유 수출량이 1억 배럴을 돌파할 만큼 성장한 것이다.
SK그룹은 2000년 414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2006년 746만 배럴, 2008년 950만 배럴, 2010년 2천160만 배럴을 수출하는 등 매년 원유 수출량을 크게 늘려왔다.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10년동안 누적 수출 물량만 9천125만 배럴에 달한다.
올해 수출 물량이 최소 2천50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까지의 누적 원유 수출량은 1억1천만 배럴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원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자원 빈국에서 고 최종현 회장과 장남인 최태원 회장의 2대에 걸친 자원 경영으로 어느덧 원유 수출 1억 배럴, 원유 매출 1조원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향후 원유는 물론 석탄, 철광석, 고무 등 다양한 자원을 개발하는 자원개발 전문그룹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이후 원유 수출 물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SK그룹의 자원개발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 덕분이다.
2005년 자원개발 투자가 1천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2007년 이후부터는 매년 투자액이 5천억원 규모로 크게 늘어났다.
SK그룹은 지금까지 수출 물량과 별도로 17개국 30개 광구, 4개 LNG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총 5억3천만 배럴의 원유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가 7~8개월간 쓸 수 있는 엄청난 양으로 현재 유가 수준을 감안하면 500억 달러 규모, 우리 돈으로는 50조원을 넘어서는 규모의 원유를 확보한 것이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최태원 회장은 올 초 남미와 호주 등 지구 동쪽 편에이어 3월에는 지구 서쪽 편인 사우디 아라비아, 쿠웨이트, 터키를 방문하는 등 자원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회장은 또 지난달 말에는 인도네시아 내에서도 극한의 오지로 불리는 칼리만탄섬 내 SK네트웍스 고무농장을 방문,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