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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수 회장 제2의고향 창원 향해 '타월' 던져…혹시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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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수 회장 제2의고향 창원 향해 '타월' 던져…혹시 '작전'?
  • 류세나 기자 cream53@csnews.co.kr
  • 승인 2011.05.1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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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제2의 고향'인 경남 창원을 향해 '타월'을 던졌다.


STX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TX중공업이 지난 2006년부터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추진해 온 수정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주민들의 보상 문제로 발목을 잡히면서 강 회장의 '금의환향(錦衣還鄕)' 꿈까지 물거품으로 돌아가게 된 것.


특히 창원시는 STX그룹의 전신인 쌍용중공업이 출발한 곳으로, 강 회장에게는 지난 10년간의 드라마 같은 성공신화의 밑거름이 된 제2의 고향과도 같은 지역이다.


쌍용양회의 말단사원에서 쌍용중공업 사장직까지 오른 강 회장은 외환위기 당시 쌍용그룹이 부도가 나자 회사로부터 받은 스톡옵션과 사재 20억원을 들여 2001년 쌍용중공업을 인수, 직원에서 오너로 변신했다.


당시 창원에 자리 잡고 있던 쌍용중공업이 바로 현 STX그룹의 모태. 창원에 대한 강 회장의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창원시에 '수정산단 건설' 포기 통보…"주민 보상비 부담"


18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이 지역에 대한 STX의 조선기자재공단 설립 계획이 사실상 '포기'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창원시는 지난 16일 브리핑을 갖고 "STX중공업이 지난 9일 문서를 통해 '마산합포구 수정만 일대 산업단지 조성사업과 관련 지속적인 반대 민원으로 사업추진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공단조성 포기의사를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수년간 지속돼 온 지역민들의 찬반 갈등과 이에 따른 과도한 보상비용 등이 사업포기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것.


STX중공업은 2006년 5월 동산토건(현 두산산업개발)으로부터 창원시 마산합포구 수정만 일대 2천27만6천189㎡ 규모의 매립지를 사들였다. 2007년 6월에는 창원시와 조선기자재 공장 유치와 관련한 협약서를 체결했지만, 인근 수정마을 주민들 사이에 공장 건설을 둘러싼 찬반갈등이 빚어지면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초 찬성과 반대 측 주민을 포함한 민원조정위원회가 구성되며 사업추진에 돌파구를 찾는 듯 했으나 STX측이 고성군에 있는 선박 블록공장 '혁신기업'을 인수한 뒤 사업은 또 다시 교착상태에 빠졌다.


특히 산단조성 사업을 반대하는 주민 200여명이 600억원에 육박하는 보상비를 요구하면서 STX 측은 사업추진 여부를 놓고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립지 매입비용 726억원과 개발비용, 거기에 막대한 주민 보상비용까지 더하면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됐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반대파 주민들의 끈질긴 반발과 이주보상 비용이 강덕수 회장의 금의환향 꿈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 찬성표 얻기 위한 '초강력 꼼수' 의혹도 솔솔~
 

그러나 STX 측은 창원시 측의 공식발표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포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STX 관계자는 "지속되는 지역민들의 반대 여론과 과도한 이주 보상비용이 조선기자재공단 유치를 어렵게 만들었다"면서도 "수정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완전히 포기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지 상황이 개선될 경우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입장인 것.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로서는 수정산단 조성사업을 중단한 것일 뿐, 대체부지 마련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향이 설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해당부지 매각 등도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STX 측이 수정산단 사업에 대한 '사업포기'라는 초강수 카드를 들고 나온데 대해 '초강력 꼼수'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STX가 이 사업에서 빠지게 되면서 창원시의 숙원사업 중 하나인 수정산단 조성사업은 이 사업이 처음 논의되던 20여년 전으로 돌아가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수정산단은 조선기자재 산단으로 지정돼 있어 5년간 다른 업종으로 변경하지 못하게끔 돼 있다. 결국 이 매립지는 조선업계에만 필요한 부지인 셈이다.


김종부 창원시 제2부시장이 지난 16일 브리핑 당시 "STX중공업의 수정산단 조성사업 포기의사는 실망스럽다"고 언급한 까닭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와 관련 재계 한 관계자는 "공장설립을 원천반대하던 지역민들도 조건부 찬성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상황인 데 입주민들이 많은 이주비용을 요구하자 강덕수 회장이 '포기'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다"며 "찬성쪽 주민들과 창원시 등이 반대주민 회유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일종의 압박으로 풀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히 창원은 STX에 있어 의미가 남다른 지역인 만큼 자존심 면에 있어서도 이 지역 사업에 대한 의지는 쉽게 꺽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STX가 사업재개에 대한 여지도 남겨 놓은 것도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싣고 있는 분위기다.


한편 수정만 공유수면매립사업은 1990년 7월 택지개발목적으로 공유수면 매립 면허를 받아 동산토건에서 매립공사를 추진했다. 그 후 2006년 5월 창원시(당시 마산시)와 STX중공업이 MOU를 체결해 산업단지조성을 위해 2008년 4월 매립목적을 변경했고, 2009년 환경영향평가협의와 산업단지계획심의를 거쳐 수정일반산업단지계획을 승인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류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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