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결제 방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일부 보험사에서 카드결제를 전면 거부하거나 카드 납부 시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민원을 제보한 서 모씨(여.39세)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05년 동양생명에서 판매하는 보험 상품에 가입, 매달 2만5천원 가량을 납입했다.
서 씨는 개인 편의와 보험 실효 방지를 위해 지난해 대부분의 보험 상품을 신용카드 결제로 전환했고 동양생명에도 카드 납부를 신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동양생명 측은 보험료를 카드로 납부하려면 고객이 매달 직접 신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는 것.
서 씨는 “타 보험사의 경우 카드납부 신청을 하면 매달 자동으로 결제가 이뤄지는데 반해 동양생명에는 매달 직접 전화를 걸어 카드납부를 신청해야 한다”며 “편의를 위해 카드로 납부하는 것인데 까다로운 절차를 적용하면 누가 카드납부를 이용하겠느냐”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동양생명 관계자는 “카드납부는 유효기간이나 한도 문제 등으로 보험이 실효될 우려가 있어 매달 카드납부 신청을 받고 있다”며 “자사는 매달 카드결제고객을 대상으로 직접 전화를 걸어 신청하도록 문자를 보내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보험사에서는 수수료 문제 등을 이유로 카드납부자체를 아예 거부하고 있다. 교보생명, 대한생명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카드 납부를 전면 중단했으며 ING생명은 올해 1월부터 카드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이들 보험사는 카드 수수료가 보험료 인상의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카드납부를 받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고객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ING생명 보험에 가입한 한 고객은 “보험사들은 카드사와 합의점을 찾기 어렵다고 하지만 결국 자기들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것”이라며 “기존에 카드납부를 이용해 온 고객들의 선택권을 빼앗고 강제성을 부여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해 8월 말부터 순수보장성에 한해 카드 납부가 가능하며, 삼성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다.
대형 생명보험사가 보험료 카드결제를 중단하거나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신한생명, 라이나생명 등 일부 생보사는 매월 자동 결제되는 카드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보험소비자연맹의 이기욱 팀장은 “생보사와 카드사가 절충해 수수료 비율을 내려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보험사가 기존 고객들의 카드납부 서비스를 중지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것과 다름없는 만큼 카드납부 서비스 중지는 신규계약이나 갱신에 적용하는 게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카드 결제 시 특정 카드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거나 까다로운 절차를 적용하는 것은 결국 ‘안 해주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보험사들은 자사의 이익 챙기기에 급급하기보다 고객 서비스 향상에 신경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생보업계에 따르면 생보사들이 보험료 카드결제를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2010년 고객들이 생보사들에 신용카드로 결제한 보험료(2회 이후)는 1조4천861억원으로 2009년(1조3천143억원)보다 13.1%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김문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