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표적항암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SK케미컬의 선플라, 종근당 캄토벨 등 국산 항암 관련 신약이 판매 부진으로 시장에서 모두 사라진 상황이지만 제약사들의 열정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관련 제약사들은 표적항암제의 경우 암세포만을 직접 공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뛰어나 암치료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 제약사들의 차별화된 항암제가 최근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 리베이트 쌍벌제 등으로 위축된 제약 산업 환경의 돌파구가 돼 줄지 주목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최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윈트(wnt) 암 줄기세포 억제제 ‘CWP231A’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임상 1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CWP231A는 암세포 신호전달체계인 ‘wnt’를 차단해 암의 재발과 전이의 원인인 암줄기세포를 사멸시키는 표적항암제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지난 2000년 미국 시애틀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12년 동안 약 400억원을 투자해 만든 혁신적 신약”이라며 “급성골수성백혈병, 림포마, 다발성골수종 등 혈액암은 물론 폐암 등 고형암에 대한 동물시험에서도 기존 대비 2배 이상 뛰어난 항암효과를 보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JW중외제약은 이달부터 미국의 MD앤더슨병원,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 등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미약품 역시 기존 약물에 내성이 생긴 암환자에게도 투여할 수 있는 ‘Pan-Her Inhibitor’를 개발하고 있다. 이 약은 최근 종료된 임상 1상 결과 유방암, 대장암, 폐암 등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 중 내성이 생긴 환자들에게 뛰어난 효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an-Her Inhibitor’은 곧 임상 2상 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며 비소세포폐암을 타킷으로 우선 개발된 후 2∼3년 내에 제품화 될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은 아데노 표적항암제 ‘DWP418’를 개발하고 있다. 암세포만을 공격하도록 제작된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한 의약품으로 정상세포를 손상시키지 않아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안으로 임상2상 시험이 진행될 예정이며 2013년에 제품화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일양약품은 현재 만성골수성백혈병 표적항암제 ‘라도티닙’에 대한 임상3상을 앞두고 있다. 일양약품 측은 그동안의 임상결과를 통해 ‘라도티닙’이 경쟁약물보다 효과와 독성 면에서 훨씬 우수하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만일 제품화에 성공하면 ‘라도티닙’은 아시아에서 개발된 최초의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가 된다.
부광약품은 위암 표적항암제인 ‘아파티닙 메실레이트’의 국내 임상 2상 시험을 앞두고 있다. 이 제품은 암세포가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신생 혈관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효과를 나타내는 표적항암제이다.
위암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지만 간암, 유방암, 비소세포성 폐암에도 적응증이 확대될 예정이며 2013년 제품화될 전망이다.
기존 국내 항암 관련 신약이 실패했음에도 제약사들이 항암제 개발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은 무한한 시장 성장성 때문이다.
현재 전세계 항암제시장은 50조에 달하며 국내의 경우 2008년 5000억원에서 올해는 1조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암제는 아직 연구가 부족한 미개척 시장이라 할 수 있다”며 “특히 다양한 암의 작용 기전이 비슷하기 때문에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개발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양우람 기자]
▲ 국내 제약업계에 표적항암제 개발 바람이 일고 있다. 미개척 시장이며 적응증을 확대할 경우 막대한 매출 신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일양약품에서 개발중인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라도티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