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 인수를 적극 검토 중인 산은금융지주(회장 강만수)가 우리금융 매각 입찰에 참여, 인수에 성공할 경우 공적자금 회수 차원에서 경남은행(은행장 박영빈)과 광주은행(은행장 송기진)을 따로 떼어 내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산은지주는 산업은행법 부칙에 따라 우리금융 인수 후 민영화 시점인 2014년 5월까지 상장하고 이후 정부가 보유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회수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지주의 우리금융 인수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 인수를 추진해왔던 부산은행(은행장 이장호), 대구은행(은행장 하춘수), 전북은행(은행장 김한) 등도 후일을 도모(?)하기 위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지방은행 최초로 홀딩스(금융지주회사) 설립에 성공한 부산은행(BS금융지주)은 최우선 목표였던 경남은행 인수가 좌초 위기를 맞으면서 맥이 빠진 상태였다.
그런데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를 재추진하면서 부산은행은 경남은행이 재매각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아직 우리금융 매각 인수자의 향방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라 민영화 진행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며 "유력후보로 산은지주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오는 11월이나 12월쯤 인수가 완료되면 내년 초에 지방은행에 대한 분리매각이 있지 않을 까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지난 17일 'DGB금융지주'를 설립한 대구은행도 향후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 적극 뛰어들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산은지주가 우리금융을 인수할 경우 지방은행은 재매각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아직 누가 최종 인수자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은행의 마음처럼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이 원만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산은지주의 우리금융 매각 입찰 참여를 놓고 '메가뱅크 논란' '민영화 원칙 역행' 등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은 데다 입찰참여자들도 많지 않아 유효경쟁이 성립할 수 있을지 우려되고 있다.
한편, 박경서 매각소위원장(고려대 교수)은 17일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과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공자위가 일괄매각했는데 최종 인수자가 이를 다시 분리매각해 비싼 가격으로 파는 사례가 있었다"며 "그렇다고 인수 후 분리매각을 할 경우 어떤 제약을 두면 인수자가 가격을 더 낮게 쓸 수도 있고 경제적 논리와도 맞지 않기 때문에 조건을 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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