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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대학생 등록금 버금가는 실습비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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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대학생 등록금 버금가는 실습비로 휘청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07.06.0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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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영화 음악 등 예술 계열 전공 학생들이 과제물 준비를 위해 최고 600만원까지 등록금 외 추가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험실습비 명목으로 1년에 최고 1000만원에 육박하는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도 고가의 실습비까지 부담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 목돈 마련을 위해 휴학을 하는 등 허리가 휠 지경인 해당 학생들은 “등록금은 등록금대로 받아놓고, 실습비를 추가로 지출하게 하는 것은 등록금을 이중으로 부담하게 하는 처사”라고 분개했다.

4일 본지가 단독입수한 이화여대 중앙대 성결대 등 7개 대학 예술 계열 개인부담 실습비 조사결과에 따르면 최고 600만원까지 실습비를 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는 전국 40개 대학으로 구성된 ‘전국예술계열대학생교육대책위(예교위)’가 학생 74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평균적으로는 1년에 91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졸업을 앞둔 고학년들이 더 많은 액수를 부담해 3, 4학년의 경우 평균 116만원이 소요됐다. 특히 영화(연극) 전공 및 미술 전공 3, 4학년은 평균 125만~128만원의 실습비를 부담했다. 영화 전공의 경우 400만원 이상을 소요하는 응답자가 10명이 넘었으며 디자인 계열 전공 학생들도 평균 300만원 이상을 실습비 명목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음악 분야 전공 학생의 경우는 고학년은 평균 63만원으로 다른 분야 학생들에 비해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 악기 구입비가 조사에서 빠져 실제 학생들이 부담하는 돈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인문사회 계열보다 31% 더 비싼 등록금을 내고 있는 학생들은 “등록금을 두 번 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화여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하는 A씨는 “실험실습비 때문에 다른 전공에 비해 훨씬 많은 등록금을 내고 있는데 왜 학교에서 지원을 안해 주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 학교 재학생들의 경우 연간 960만원의 등록금을 지불하면서 과제 제출 등을 위한 재료 및 도구 구입에 약 300만원을 지불하고 있는 것.

또 한 대학에서 무용을 공부하는 B씨도 “매달 ‘방과 후 레슨비’로 5만원을 무조건 학과에 내고 공연 티켓도 꼭 사야만 한다”며 “학교에서 강제로 돈을 거둬들이지만 아무도 문제제기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모 대학 도예과의 경우 연간 50만원의 가마 사용비를 걷는 사례도 발견됐다.

중앙대 영화과에 재학 중인 C씨는 “1, 2학년 때는 10만~30만원, 3, 4학년에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대까지 필요하지만 모두 개인 부담”이라며 “실습비 문제로 휴학을 하는 친구도 많다”고 전했다.

실습비를 명목으로 하는 학교 측의 임의 징수는 불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황희란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별도로 걷는 실습비는 예산에 편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법이며 사용처도 공개되지 않아 불법을 조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오용길 이화여대 예술대학장은 “인문사회 계열의 경우 강의실만 있으면 되지만 예능 계열의 경우 실습실이나 실기실이 많이 필요하고 이를 학교에서 구비하기 때문에 등록금이 비쌀 수밖에 없다”며 “교육부의 지침대로 학과의 사정과 학생 수를 고려해 적정한 실습비를 책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예교위는 실습비 마련을 위한 아르바이트 실태 현황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송상훈 예교위 대표(중앙대 영화학과)는 “과다한 실습비로 인해 2, 3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이 다반사임은 물론 사채까지 손을 대는 학생이 있다”며 “교육부와 대학 등에 실험실습비 지원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헤럴드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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