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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칼럼]유럽 돼지가 한국으로 물건너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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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칼럼]유럽 돼지가 한국으로 물건너오면..
  • 뉴스관리자 csnews@csnews.co.kr
  • 승인 2011.09.28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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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에 대한 동.서양의 시각이 사뭇 다르다.


한국에서 돼지는 재물과 부의 상징이다. 돼지꿈을 꾸면 재물이 굴러들어온다고 복권을 사거나 로또를 사는 일도 흔하다.


또 워낙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우리나라의 식성 때문에 돼지에대한 친근감도 강하다.      


돼지고기 하면 우선 맛있는 삼겹살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힘이 솟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채식주의자는 예외로 하지만.

그러나 서양이나 이슬람으로 가면 얘기가 좀 다르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돼지를 즐겨 먹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인식은 아주 부정적이다.


천박하고 탐욕스럽다는 인식이다. 독일에서는 돼지를 뜻하는 스봐인(Swine)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가 아주 모욕적인 욕설이다. 우리나라에서  상대방에게 개xx쯤 하는 욕이 독일에서는 스봐인(Swine)이다.


돼지가 이슬람 문화권으로 가면 인식이 더 형편없다. 아예 부정한 동물로 취급돼서 사육도 하지 않고 고기조차 먹지 않는다.

코란에서 아예 명시적으로 돼지를 금기음식으로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돼지고기를 왜 금기음식으로 했는가는 이유가 분분하지만 이슬람 문화권인 중동이나 인도네시아등 더운나라에서 기본적으로 돼지를 사육하기 힘들고 설사 돼지고기를 생산해도 너무 빨리 부패해 오히려 독이 되기 때문에 그랬을 거라는 생태적인 가설들이 돌고 있지만 어쨌든 코란에서 직접 언급된 덕분에 이슬람에서는 돼지가 부정한 동물로 낙인찍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갑자기 돼지 이야기를 꺼내는 건 최근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를 흔들고 있는  금융위기가 워낙 돼지와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최근의 금융위기가 유럽발 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우리가 한때 가장 안정된 선진국이고 사회복지의 낙원처럼  선망했던 유럽이 어느새 세계 경제의 ‘문제아’로 낙인찍히며 휘청거리고 있는 것이다.


유럽이라고 하지만 ‘문제아’의 범위를 더 정확히 좁히면 핵심은 소위 ‘PIGS’라 불리는 돼지들이다.


Pig(피그)는 영어로 돼지 혹은 돼지 같은 사람을 뜻한다. Pigs(피그스)는 Pig의 복수형.


유럽의 PIGS는 포르투갈(Portugal) 이탈리아(Italy) 그리스 (Greece) 스페인(Spain)  4개국가를 일컫는다. 이들 나라의 첫 글자를 조합해 만든 신조어다.


2008년 7월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왜 돼지(PIGS)는 날지 못하나(Why PIGS can’t fly)”라는 기사를 통해서 처음으로 PIGS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세계 경제의 문제아라는 사실과 단어의 부정적 뉘앙스가 결합한 이 신조어가 세계 경제학자들의 공감을 얻어 이후 일반명사처럼 쓰이게 된 것이다.


그러나 PIGS란 단어가 워낙 수치스러웠기에 유럽내에서 이를 두고 분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탈리아는 자신들이 PIGS에 속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I'는 이탈리아가 아니라 아일랜드(Ireland)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다른 유럽국가에서는 피그스가 PIGS가 아니라 아일랜드까지 포함해 PIIGS라 부르기도 했다.


또 영국의 재정적자가 심각해지자 영국(Great Britain)을 포함시켜 PIGGS로 표기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재정적자가 극심한 터키(Turkey) 영국(United Kingdom) 두바이(Dubai)를 묶어 STUPID라는 신조어도 사용되고 있다. Stupid는 영어로 어리석다는 뜻을 가진 단어여서 이들 국가의 경제정책이 어리석다는 의미까지 표현하고 있다.


아무튼 유럽의 돼지들이 한국 경제를  혼돈으로 몰아 넣고 있다.


환율이 뛰고 주식은 폭락하고 일반 서민들도 제2의 IMF가 닥치는 건 아닌지 불안해 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번 위기에 근거없는 낙관론을 편다.


미국과 유럽등 서구 사회에선 돼지가 탐욕스럽고 더러운 동물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적어도 재물이나 행운을 상징하는 복덩이가 아닌가?


유럽의 돼지들이 한국으로 물건너온 다음엔 혹시 복덩이로 변할 지도 모를 일이다.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은 이미 최근 이번 경제위기가 또 하나의 기회라며 공격경영을 주문했다고 한다.


위기를 기회를 만드는 것 또한 한국인의 가장 위대한 DNA이며 저력 아니겠는가?[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최현숙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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