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대출까지 받아가며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8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했으나, 주가 하락으로 눈덩이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해 총 30여차례에 걸쳐 금호석화 주식 4만7천여주를 꾸준히 매입했다. 매입금액만 70억원이 넘는다. 올해도 박 회장은 연초부터 9억8천만원을 들여 금호석화 주식 6천600주를 장내매수했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이 자사주 매입에 들인 금액만 약 80억원에 달한다.
박 회장은 자사주 매입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 주식담보대출까지 받았다. 대출금만 50억원이 넘는다.
그러나 금호석화 주가가 떨어지면서 10억원에 가까운 손실이 발생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3~4월 금호석화 주가가 10만원 초중반일 때 약 20억원어치 주식을 매입했다. 하지만 그해 4월 중순 이후 금호석화 주가가 18만~20만원대로 껑충 뛰면서 매입한 주식 가치는 약 50억원으로 2.5배 불어났다.
그러나 지난해 11월부터 15~17만원대로 주가가 다시 떨어졌고 손실이 눈덩이 처럼 불었다. 그런 와중에도 박회장은 이달에만도 약 1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박 회장이 이처럼 '피를 흘리며'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는 것은 형 박삼구 회장이 오너로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계열분리를 하기 위해서다. 아직까지도 경영권을 안정시킬만큼 지분율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19일 현재 금호석화의 최대주주는 한국산업은행(14.41%)이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전환사채를 금호석화 주식으로 전량 전환시키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산업은행은 구조조정(자율협약) 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 및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인수했다.
박 회장의 금호석화 지분율은 5.93%, 장남 박준경 금호석화 상무보 지분(6.52%)까지 합쳐도 12.45%에 불과하다. 2대 주주인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보(9.08%)는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로, 박 회장과 사촌지간이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박삼구 회장을 견제하고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에 주력하고 있지만, 경영권 방어는 커녕 지난해 주가 하락으로 수억원의 손실만 떠안은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