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가 총액 기준으로 세계 1위 은행인 중국공상은행이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해 국내 은행권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4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양카이성(楊凱生) 중국공상은행장이 지난해 10월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한국에 더 투자하고, 점포도 늘리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양 은행장은 특히 세계 1위 은행으로서 한국에 무한 투자를 할 수 있다며 투자 확대가 단순한 인사치레가 아님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은 공상은행의 한국 공략 본격화 예고 발언은 인적자원과 인프라가 뛰어난 한국 금융시장이 세계 진출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공상은행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공상은행은 최근 KB금융과 신용카드 및 현금자동입출금기망을 양국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이달초에는 KB금융과 한ㆍ중 금융시장 연구교류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공상은행은 인수합병을 통한 한국 시장 진출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공상은행은 지난 2010년 광주은행 입찰 참가의향서를 예금보험공사에 제출했으나 우리금융 민영화가 지연돼 일단 미뤄진 상태다. 민영화 작업이 재개되면 다시 입찰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공상은행은 지난해 8월 아르헨티나 스탠더드 뱅크그룹의 지분 80%를 6억 달러(약 6천858억원)에 인수하는 등 풍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외국은행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태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되면 공상은행이 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공상은행은 1997년 서울지점을 개설했다. 한국과 중국법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 무역금융, 채권투자 등 도매금융에 치중했으나 최근에는 소매금융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2010년에는 조선족의 왕래가 잦은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지점을 신설해 송금ㆍ예금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서울과 부산에 3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임민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