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오는 3월 재연임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남 사장은 2006년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CEO)에 임명된 이후 경영정상화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연임됐다.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재연임에 성공할 경우 민계식 전 현대중공업 회장(10년) 다음으로 9년간의 '장기집권'이 가능하다.
그러나 남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을 연간 매출액 13조원, 영업이익 1조원의 우량기업으로 키웠지만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연임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경쟁사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5년 전보다 최대 130%나 주가가 올랐지만 대우조선해양만 4% 가깝게 뒷걸음질 쳤기 때문.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남 사장은 이번 주총에서 재연임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950년생으로 대우조선해양에서만 33년 넘게 근무한 토박이 남 사장은 오는 3월12일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남 사장은 6년여의 재임기간 동안 대우조선해양의 매출액을 4조7천억원에서 13조원으로 불렸다.
지난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드릴십, LNG 운반선 등 총 51척, 148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말에는 5년여의 줄다리기 끝에 인도네시아 해군으로부터 1천400t 규모의 잠수함 3척(총 11억 달러;약 1조3천억원) 수주계약을 체결해 국내 최초로 잠수함 수출 시대를 열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해 3월부터는 제12대 한국조선협회장을, 그해 7월부터는 워크아웃 중인 대한조선의 위탁경영(3년)을 맡았다.
남 사장은 정부의 고졸 인재 육성 정책기조에 발맞춰 국내 최초로 중공업사관학교를 설립, 이달초 1기생들의 입학식도 치뤘다. 고졸 인재들을 직원으로 채용해 맞춤형 중공업 인력으로 키운다는 장기 프로젝트다.
남 사장이 재연임에 성공할 경우 조선업계 최선봉장으로 꼽혔던 민계식 전 현대중공업 회장 다음으로 가장 장수한 전문경영인이 된다.
민 전 회장은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를 맡았다. 2001년 민 전 회장과 함께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를 맡았던 김징완 전 삼성중공업 부회장은 2009년 12월 물러났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정성립 대우정보시스템 회장이 2001년 7월부터 2006년 2월까지 약 5년간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었다.
남 사장의 연임은 대우조선해양의 지분 50.4%를 보유한 한국산업은행(31.3%)과 한국자산관리공사(19.1%)의 의중에 달려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오는 11월 부실채권정리기금이 청산되기 전에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현금화하기 위해 산업은행과 별도로 단독 매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보유한 대우조선해양의 지분(3656만6832주) 매각 주관사로 신한금융투자-모건스탠리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지난 25일 종가 2만6천700원으로 환산했을 때 매각금액만 9천763억원에 달한다. 단 한국자산관리공사는 2대주주로 이 금액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딸려오지 않아 매각이 성사될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한국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5982만5596주)은 1주당 2만6천700원으로 환산했을 때 2조6천억원에 상당한다.
대우조선해양 지분 매각을 앞두고 남사장 연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 대우조선해양은 5년 전 주가가 2만7천750원으로 25일 종가보다 1천50원이나 높았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의 시가총액도 5년 전 5조3천억원에서 최근 5조1천억원으로 2천억원이 증발했다.
반면 경쟁사인 삼성중공업은 5년 전 2만950원(시가총액 4초8천억원)에서 최근 3만5천원(8조800억원)으로 67% 증가했다. 현대중공업도 같은 기간동안 13만8천원(10조4천억원)에서 31만7천500원(24조1천억원)으로 주가가 130% 뛰었다.
더욱이 지난 25일 다른 조선주들보다 상대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더욱 싸늘해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장 후반 4% 가까이 주가가 미끄러졌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약 0.5%, 한진중공업 0.7% 상승했다. 삼성중공업이 약 1.7%, STX조선해양이 1.9% 수준 하락한 것에 비해 대우조선해양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대우조선해양 투자자는 "다른 조선주는 몇년 사이 주가가 모두 올랐는데 대우조선해양만 거꾸로 가는 건 문제가 있다"며 "정상적인 주가라면 대우조선해양이 삼성중공업보다 10%는 비싸야 하는데 영업익 1조 기업의 주가가 이렇게 왜곡된 것은 현 경영진들이 적극적으로 방어하지 않은 책임이 제일 크다"고 질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조선업 특성상 주인이 있는 기업에게 선박 제작을 맡기는 보수적인 형태인데 대우조선해양이 오랫동안 주인이 없다보니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한게 아니겠냐"고 분석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