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권영수 사장 후임으로 LG디스플레이를 이끌게 된 한상범(57) 사장이 산뜻하게 출발했다.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지속에도 불구 LG디스플레이가 작년 4분기 전 분기 대비 5%의 매출 증대를 달성해 한 사장의 경영 발걸음을 가볍게 한 것.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7일 4분기 매출 6조6천100억원 영업손실 1천448억원의 실적 잠정치를 공시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5%,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다. 영업적자 폭도 전 분기 4천921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당기순손실액도 63억원으로 전분기 6천875억원, 전년 동기 2천684억원에 비해 비교할 수없을 정도로 개선됐다.
대폭 줄어든 영업적자 덕에 4분기 말 LG디스플레이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3천330억원으로 전 분기 1조7천156억원 보다 26.5% 늘어났다. 부채비율도 148%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새내기 수장인 한 사장의 부담을 한껏 덜어주는 낭보다.
그간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가격 하락으로 4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기록하고 있었다.
올 초 한 사장은 2012 국제가전제품박람회(CES)에 참석해 올해 OLED TV, 플라스틱 TV 같은 미래 사업에 대한 고민을 역설했다. 차별화된 제품 창출을 위해 4조원에 달하는 시설투자 검토 계획도 밝혔다.
실적이 좋지 않을 경우 자칫 부담으로 작용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올해 개최되는 런던올림픽과 유로 2012 등 TV 수요가 늘어나는 굵직한 이벤트도 한 사장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회사 측은 내심 올 1분기 말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록하지 않을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도 LG디스플레이가 1분기 영업적자를 축소하고 2분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2012년 글로벌 LCD TV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매출 28조원 영업이익 6천500억원의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OLED TV와 관련해서도 LG디스플레이는 경쟁사와 다르게 'WHITE OLED'를 채택해 생산 원가 등의 경쟁력 향상으로 시장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 사장은 '자신의 CEO 재직 기간중 유상증자는 없을 것'이라며 항간의 소문을 일축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 1분기 LCD 패널 가격은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출하량도 전 분기와 유사할 것"이라며 "향후 차별화된 제품으로 경기침체에 따른 불확실성에서 벗어나 조기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범 사장은 30년 이상 IT 핵심부품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계에 몸담았던 전문 엔지니어로 LG디스플레이 합류 당시 불모지였던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글로벌 위상을 드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7년 IT사업부장 당시 LG디스플레이의 모니터, 노트북 LCD 제품을 세계 1등으로 키워냈으며 40인치 이상 대형 TV 패널 부문도 세계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한편, 적자폭을 크게 줄인 실적 발표에 LG디스플레이 주가는 27일 전일 대비 1.96% 오른 2만8천550원에 장을 마감했다. 0.39%의 코스피지수와 1.23%의 동일업종 상승률을 넘어서는 수치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