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의 전자부품 제조 계열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최치준, 이웅범 새내기 대표의 경영행보가 닮은꼴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젊은 CEO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취임했으나 올해 전망은 순조로울 것이란 평을 받고 있다. 아울러 강력한 추진력을 앞세워 시장지배력을 높이고자 하는 열망도 숨기지 않고 있다.
우선 두 사람은 작년 말 1952년생 용띠 동갑내기인 박종우, 허영호 사장의 뒤를 이었다. 최 사장은 58년, 이 부사장은 57년생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경영 첫 발을 내딛었으나, 올해 업황 전망이 좋아 순조로운 행보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의 LED사업 합병에 따라 성장 동력을 잃었다. LG이노텍은 LED 업황 부진을 예상치 못하고 1조2천억원의 공격적인 투자로 손실을 입었다.
작년 실적도 나란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작년 매출 6조318억원 영업이익 3천200억원 순이익 3천494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7% 늘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36%와 37% 크게 급감했다.
LG이노텍의 실적은 더욱 처참하다. 668억의 영업손실과 1천45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했다. 결국 LG그룹 내에서 10년간 LG이노텍을 이끌며 최장수 CEO로 통하던 허영호 사장이 물러나게 됐다.
그러나 새 수장들이 맞닥친 올해 상황이 그렇게 비관적이진 않다.
LG이노텍은 올해 유로2012, 런던올림픽 등 스포츠 특수에 따른 TV 수요 개선과 향후 1~2년 뒤 LED 조명 시장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돼 허 전 사장의 공격적 투자가 전화위복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삼성전자에 LED를 내주는 대신 갤럭시S의 후광 효과를 톡톡히 보며 기존 부품사업부의 성장을 얻었다.
작년 삼성전기의 LCR(칩부품), ACI(기판), CDS(파워·무선고주파부품), OMS(광·모터) 등 4개 사업부는 모두 매출 1조원을 넘기는 실적을 냈다.
취임 후 주가흐름 역시 올 들어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올초 대비 각각 12.9%와 17% 상승했다.
추진력이 좋아 단기간에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재계의 평가도 궤를 같이 한다.
최 사장은 연구원 시절부터 맡아온 다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을 20여년 만에 세계 2위로 끌어 올렸다. 2006년부터 맡은 칩부품(LCR) 사업은 삼성전기의 1등 사업부인 동시에 캐시 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LG이노텍의 효자사업으로 꼽히는 카메라모듈과 전자회로기판(PCB) 사업 성장에는 이 부사장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취임 일성의 색채도 비슷하다. 두 사람 모두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자 하는 열망을 드러냈다.
최 사장은 "주력사업 일류화와 미래 신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혁신활동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으며, 이 부사장은 "최우선적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여 LED 사업의 수익 창출력을 확보하고, TV 시장과 특정 고객에 집중된 사업 구조도 다변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