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쇼크로 KT&G의 독보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자회사 한국인삼공사의 영업이익, 순이익이 급감하며 KT&G 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자 KT&G가 담배․홍삼 등의 제품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을 만회할 KT&G 올 해 전략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31일 KT&G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영업실적에 따르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1% 늘어난 9천541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소폭 늘어난 매출액에도 불구,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 줄어든 2천149억원, 순이익은 16.9% 감소한 1천367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원인은 인삼공사의 홍삼사업 부진. 인삼공사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8% 줄어든 1천883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72.3% 급감한 105억원에 불과해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했다. 해외 수출도 전년 대비 45.6% 감소한 182억으로 반토막이 났다. 순이익은 68% 하락한 97억원에 그쳤다.
KT&G의 홍삼사업이 이처럼 바닥을 기는 것은 내수 시장 수요 둔화와 해외 시장 매출 부진이 주요 요인이다. KT&G 관계자는 “하반기 원자재 가격의 인상과 종업원 인간비 상승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급감했지만 한시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KTB 투자증권 김민정 애널리스트는 “해외매출 부진과 상반기 재고누적으로 인한 조정으로 일시적 영향도 있으나 국내 판매도 아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내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한국인삼공사 관계자는 “수삼구매단가 인상 및 국산생약재의 가격상승과 사용 확대 등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또 급격한 해외 수출 감소에 대해서는 “중화권 가격인상 및 중국 긴축정책에 따른 소비위축, 중국 한약재 수요 감소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해명했다.
일부 증권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KT&G가 실적 타개책으로 ‘가격 인상’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 김주희 애널리스트는 기업분석 리포트에서 “국내 담배 시장 축소와 홍삼 시장 경쟁 심화 등을 고려해 봤을 때, 담배와 홍삼 모두 가격 인상 없이는 목표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가격인상 논란과 예측에도 불구 KT&G는 “계획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KT&G 전체 영업이익의 약 65%를 차지하고 있는 담배 사업의 경우, 지난해 경쟁사의 가격 인상 단행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 11일 기존 담배 가격보다 300원 오른 ‘에쎄 센스’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제품 출시로 위장한 변칙적 가격인상이란 눈총을 받기도 했다. ‘에쎄’는 국내 담배 시장 점유율 25%에 달하는 판매 1위 제품.
이 같은 논란에 대해 KT&G 관계자는 “가격 인상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어 “실질적으로 3천원 이상 가격이 책정돼야 하지만 소비자 물가 등을 고려해 2천800원으로 출시했다”고 덧붙였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