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회장 김승유)가 1년여의 노력 끝에 외환은행을 품에 안았지만 외환은행 노조 측의 반발이 커 통합작업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특히 외환은행 노조측은 김승유 회장에게 "말로만이 아닌 진정성을 보이라"고 주문, 하나금융 측이 이에 어떤 화답을 해 내 놓을지도 관심거리다.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외환은행을 인수하더라도 상당기간 투뱅크 체제를 유지해 독립성을 보장할 것이며 외환은행 직원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조정과 임금삭감도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외환은행 노조 측은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실제로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27일 금융위원회가 "론스타 펀드는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로 볼 수 없다"며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승인을 내준데 대해 강력 반발, 총파업은 물론 시민단체 및 통합민주당 등 야권과 연계해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이와관련,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파렴치한 범죄 집단이 한국을 떠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고 천문학적인 프리미엄까지 보장해줌으로써 결국 그 부담을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직원, 더 나아가 한국 고객들이 지게 됐다"고 비난했다.
외환은행 노조 측은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 시민단체 및 각 정당과 연계해 적극 투쟁해 가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김승유 회장의 제안에 대해서도 "애당초 외환은행의 정체성과 경쟁력이 유지될 수 없는 딜"이라며 "투뱅크든 원뱅크든 과거 하나금융지주가 했던 것처럼 고액의 배당금만 빼내가고 과도한 인사개입이나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의 정치적 플레이에 동원되는 수단으로 전락한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아직 하나금융 쪽과 만나거나 (만나자는) 요청을 받지 못했다"며 "(하나금융은)외환은행 정체성 보장에 대해 말로만이 아니라 진정성있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승유 회장이 여러차례 언론을 통해 외환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이나 임금삭감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그간 외환은행 인수 승인 지연으로 노조 쪽과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조만간 외환은행 인수를 완료하면 노조 쪽과도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 홍콩 등 해외지점 편입을 위한 금융당국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빠르면 2월 초 안에 외환은행 인수절차(인수대금 지불과 지분 취득)를 완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와 동시에 '시너지추진단'을 만들어 양측의 분야별 업무 실무자들 간의 의견조율을 통해 시너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