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오픈마켓이 대대적인 홍보로 진행한 화장품 샘플 기획전에 구매자가 몰리자 '가격 인상'으로 판매량 조절에 나서 수많은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8일 경기도 군포시에 사는 설 모(여.23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1월 26일 인터넷 기사를 통해 11번가에서 ‘굿바이 샘플, 눈물의 땡처리 기획전’을 연다는 광고를 봤다.
화장품법 개정안에 따라 샘플 화장품과 테스터 향수 판매가 2월 5일부터 전면 금지됨에 따라 2월 2일까지 샘플 화장품 및 테스터 향수를 최대 90%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내용이었다.
해외 고급 화장품 샘플까지 판매된다는 내용에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에 서둘러 구매했다. S브랜드 아이크림 샘플 55장과 탄력크림 25장을 각각 2만6천원, 1만 5천원대에 구매 후 배송을 기다렸지만 감감무소식이었다.
사이트를 확인해보자 설 씨가 구매한 제품은 점차 가격이 오르더니 결국 최초 가격보다 2배 이상 뛰어 있었다고. 게시판에는 구매 취소 문자메세지를 받았다며 항의하는 글이 이어졌다.
설 씨는 “대대적인 홍보로 판매해놓고 뒤늦게 물건이 없다며 구매 취소하는 건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 판매후기 글을 보니 비싼 가격에 구입한 사람들에게만 물건을 배송한 것 같다”며 어이없어 했다.
전라남도 해남군 해남읍에 사는 전 모(여.33세)씨 역시 설 씨와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국내 유명업체 3곳의 화장품 샘플 10만원 어치를 샀다가 5일 후 11번가로부터 결제를 취소당한 것.
전 씨는 “주문완료 후 택배송장번호까지 메일로 받았지만 이후 ‘주문이 취소됐다’는 황당한 문자메세지를 받았다”며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주문 폭주로 인해 재입고 하다보니 최초 주문가격보다 올라 비싸게 됐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결국 전 씨와 함께 주문한 회사동료 5명 중 2명이 결제 취소됐고, 3명은 아직까지 물건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이에 대해 11번가 관계자는 “기획전이 언론에 기사화된 후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매출액이 70배가 오를 만큼 구매가 쇄도하다보니 물건이 품절되는 과정에서 재고 파악이 늦어지면서 배송이 지연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건 값을 올린 이유는 품절 공지를 하는 과정 중의 하나로, 갑자기 주문이 들어 오다보니 가격을 약간 올려서 판매량을 조절하려고 한 것으로 셀러들이 이득을 취하려고 한 것이 아니다”라며 “제품을 받지 못한 고객들에 대한 처리 방법을 논의 중이며 혼란을 끼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성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