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지난해 안팎으로 풍찬 시련을 겪었지만 실적은 사상 최대를 기록해 위안을 얻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2010년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지난해 6천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밖으로는 유럽발 금융위기와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계열분리 과정에서 온갖 시련을 겪은 박 회장에겐 더 없는 희소식이다.
3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매출액 5조3천억원, 영업이익 6천200억원을 달성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금호석유화학은 2008년 200억원, 2009년 6천억원 규모의 순손실로 적자의 늪에 빠졌다. 2009년 박 회장은 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으로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가 2010년 경영에 복귀했다.
박 회장이 취임한 이후 금호석유화학은 돛을 달고 있다. 2010년 영업이익 3천600억원, 순이익 4천700억원으로 흑자 경영시대를 연데 이어 올해도 괄목할만한 결실을 거둔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2010년 9.3%, 지난해 11.8%로 상승세를 탔다.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재무구조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2010년 379%에 달하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236.4%로 절반 가까이 줄였다. 또 자기자본을 7천300억원에서 1조2천억원대로 확대하면서 자기자본 대비 자본금 비율이 2010년 511.2%에서 지난해 699.8%로 개선됐다.
연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한 금호석유화학의 실적도 괄목할만하다.
2010년 5조원에 육박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6조5천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도 6천100억원에서 8천500억원으로1년새 40% 가까이 증가했다. 순이익은 3천500억원에서 5천400억원으로 53.3%나 불어났다. 박 회장은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우는 등 실적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박찬구 회장은 지난해 개인적으로 호된 시련을 겪었다.
지난해 3월 계열분리를 신청하자마자 4월 중순께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고 이제까지 수시로 검찰에 불려 다녔다. 박 회장은 지난 2009년 6월 내부 정보를 이용해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에 매각한다는 사실을 포착하고 금호산업 지분을 팔아 100억원대 손실을 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행히 지난 달 7일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혐의 사실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 사이에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박찬구 회장은 또 지난 2009년부터 형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과 치열한 골육상쟁을 겪었다.
박삼구 회장이 대한통운및 대우건설을 무리하게 인수해 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가져온 책임을 물어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 분가를 추진하자 양측이 상대의 측근들을 고소하며 법정 공방까지 벌였다.
개인적으론 가장 힘든 해를 보냈지만 어렵게 얻은 금호석유화학의 화려한 실적이 그나마 박 회장의 시름을 씻어주고 있다.
한편 증권가에서도 금호석유화학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백영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금호석유화학의 4분기 실적은 예상에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부터는 석유화학 업황회복에 따라 개선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6만5천원을 유지했다.
김선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합성고무 마진 위축으로 4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올해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정헌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도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이 바닥이었을 것"이라며 "올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1천801억원으로 93.3%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