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세다.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수입차의 공세에 크게 긴장하고 있다. 수입차의 공격적인 신차 출시와 각종 프로모션으로 어느 정도 수세가 예상됐지만 당장 1월부터 우려가 현실로 바뀌면서 대응책 마련에 골치를 앓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 1월 내수시장에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쌍용차(-1.9%)를 제외하고, 현대차 -18.5%, 기아차 -15%, 한국지엠 -19.6%, 르노삼성 -47.4% 등 큰 폭의 감소세를 겪었다.
국내 업체들은 설 연휴로 인해 짧아진 영업일과 경기침체 여파를 부진의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동일 조건에서 출발한 수입차들은 상황이 다르다.
일본과 미국 브랜드가 앞에서 끌고, 독일 브랜드가 뒤에서 밀어주는 형국이다.
3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도요타는 지난달 18일부터 판매에 돌입한 ‘뉴 캠리’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1월 영업일이 8일에 불과했지만 초도 물량 700여대는 이미 소진됐다. 지난해 12월 8일부터 1월 31일 현재까지 누적 사전계약대수는 1천500대를 돌파했다. 올해 목표로 내건 6천대 판매 목표의 초과 달성도 가능한 상황이다.
한국도요타의 한 관계자는 “월 판매 목표 500대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판매 호조세가 계속될 경우, 미국 현지 생산 공장과 긴밀히 협의해 물량을 늘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혼다코리아 역시 지난해 12월 20일 선보인 4세대 CR-V로 재미를 보고 있다. CR-V는 지난해 12월 120대, 1월 180대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CR-V를 앞세워 1월 전체 판매량이 전년 동월대비 약 5%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 ‘더 뉴 300C’를 선보인 크라이슬러코리아는 신차 효과와 Jeep 브랜드의 판매호조로 전년 동월대비 약 35% 신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BMW코리아도 전년 동월대비 약 20% 판매량이 증가했다. 폭스바겐코리아도 판매량이 늘었으며 아우디코리아와 한불모터스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시승, 부분 변경 모델 출시 등 방어전 총력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비교시승, 부분 변경 모델 출시, 프로모션 강화 등 내수시장 방어에 총력체제로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수입차 공세에 맞불을 놓기 위해 전국 26개 시승센터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주요 경쟁 수입차를 비치해 비교 시승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현대차가 비교 시승을 최종 확정하면 고객 대상으로는 사상 처음이다.
이외 각종 프로모션 강화, 쏘나타와 상반기 출시 예정인 신형 싼타페 롱바디 모델 등 주력 차종의 판매를 꾸준히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기아차는 2분기 중으로 대형세단 K9을 선보인다. 또 유류비 등을 지원하는 ‘2월 출고 고객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할 방침이다.
한국지엠은 최근 쉐보레 캡티바 2.0 디젤, 쉐보레 크루즈 ‘더 퍼펙트 블랙’ 등을 출시해 수입차 공세에 대응하고 있다. 또 올 상반기 중으로 고성능 스포츠가 ‘콜벳’을 런칭해 다양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외 한국지엠의 차별화된 고객서비스 ‘쉐비 케어 프로그램’ 등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르노삼성은 지난 1일 출시한 올 뉴 SM7 업그레이드 버전처럼 상품성 강화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외 ‘러브포유 페스티벌’ 등 고객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코란드스포츠 등 신차를 앞세워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내수시장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쌍용자동차는 앞으로 상품성을 개선한 모델 출시와 프로모션으로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쌍용차 영업부문 최종식 부사장은 “수입차의 공세가 만만치 않지만, 시장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내수시장에서 파이를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영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