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내부 출신인 김정태 하나은행장이 차기 하나금융 최고경영자(CEO) 1순위로 떠오르고 있으나 아직까지 김 회장 만큼 확실한 조직 장악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에서 '포스트 김승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김 회장이 사퇴를 하더라도 등기이사직 유지나 고문 등을 맡아 조직 내에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차기 회장은 과도체제에 머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금융 내부적으로 김승유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김 회장의 사퇴 의지가 강하고 금융계 역시 하나금융의 세대교체를 원하고 있어 '포스트 김승유' 구도는 내부출신이냐 아니면 외부출신 영입이냐로 초점이 옮아가는 분위기다.
그러나 아직까지 김 회장의 뒤를 이을만한 마땅한 인사가 없다는 점에서 누가 차기 회장이 되든 한동안 과도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과도체제가 출범하면 차기 회장과 김승유 회장의 의중을 잘 읽는 핵심 부행장급 참모진들이 전진 배치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이사회 등에 남아 하나금융의 차기 CEO 선임과 외환은행 통합 과정 등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김 회장이 평소 밝혔던 '명예로운 퇴진'과는 거리가 멀고 향후 정권교체기와 맞물려 '관치 개입'을 불러올 소지도 있어 쉽게 선택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더구나 김 회장이 하나금융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아 원치 않는 외부인사가 후임 회장에 선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차기 회장 후보로는 내부출신인 김정태 하나은행장과 옛 재무부 출신(모피아) 일부가 거명되고 있다.
다만 윤용로 부회장의 경우 그룹 내 지지기반이 약한데다 최근에야 영입돼 하나금융맨으로서의 검증을 거치지 못햇다는 점, 그리고 이미 차기 외환은행장에 내정된 상태여서 한동안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작업에 주력해야 할 입장이라는 점이 후임회장 등극을 어렵게 할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나금융 측은 내부에서 마땅한 인사가 없을 경우 외부인사 영입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후계작업이 어떤 방향으로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하나금융은 이달 말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어 3월 초 이사회를 통해 단독 후보를 선정하고 같은 달 23일 주주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을 확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차기 회장감으로 이렇다할 대표주자가 없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우선 과도기를 책임질 회장을 선임해 일정기간 그룹을 이끌게 한뒤 2~3년후 진짜 조직이 원하는 회장을 뽑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금융계는 배제하지 않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