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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수조 실적잔치에 고객반응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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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수조 실적잔치에 고객반응 싸늘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2.02.13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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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은행 또는 금융지주사가 지난해 적게는 1조원에서 많게는 3조원 이상의 엄청난 순이익을 각각 거둬들이면서 '금융권의 탐욕'을 지적하는 부정적 여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국내외 경기가 둔화되고 물가급등 및 가계부채 증가 여파로 서민 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른 상황에서 금융권이 서민 고객들을 상대로 고금리와  높은 수수료를 챙겨 떼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회장 한동우)는 지난해 그룹 순이익이 2010년(전년) 대비 15.5% 증가한 3조1000억원을 기록해 4년 연속 업계 최고 성적을 갈아치웠다.

아울러 지난해 KB금융지주(회장 어윤대)는 전년대비 15% 늘어난 2조373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고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승유) 역시 전년 보다 23.3% 많은 1조228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오는 16일과 17일 각각 실적발표를 앞둔 우리금융지주(회장 이팔성)와 IBK기업은행(은행장 조준희) 또한 높은 실적이 예상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3분기까지 1조814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만큼 연간 순이익 2조원대 작성이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IBK기업은행(은행장 조준희)은 이미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조4000억원을 달성해 하나금융을 가볍게 제치고 은행권 4위 성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도 2011년 당기순이익이 현대건설 매각 관련 특별이익 8756억원(세후) 발생으로 전년대비 53.7% 증가한 1조7245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수조원대의 실적을 거둔 데 대해 금융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은행들이 겉으로는 현금인출 자동화기기(ATM) 수수료 인하로 서민고통 분담을 표방했지만 실상 생색내기에 그쳤고 오히려 예대마진 확대 등으로 막대한 이익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들의 주요 수입원은 이자 이익과 수수료 관련 수익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2011년 중 당기순이익(잠정실적)은 12조원으로 전년 대비 29.2% 증가했다. 이중 이자이익은 전년대비 3.4% 증가했고 수수료관련 이익도 전년대비 11% 증가했다.

이렇듯 은행들이 금융소비자들로부터 '손쉽게' 벌어들인 수익을 고배당이나 성과급 잔치에 사용하는 데 대해서도 비난여론이 거세다. 은행의 건전성 부실과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최고의 순이익을 보인 신한금융지주는 주당 750원씩 3556억원을 배당키로해 11.5%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을 보였다.

KB금융지주는 주당 720원씩 2782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 11.7%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조만간 배당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배당금액은 전년(2010년)에 비해 각각 비슷하거나 늘었으나 배당성향은 ‘고배당’ 비난 여론을 의식해 낮은 수준에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2010년도에 신한금융은 14.9%, KB금융은 46.6%의 배당성향을 나타낸 바 있다.

금융계는 은행권이 고배당을 자제한 데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과도한 이자와 수수료 등을 통해 대규모 이익을 올리는 영업행태를 지속할 경우 '한국판 월가 시위'가 재현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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