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 전반에 공정사회 및 공생발전에 대한 열망이 매우 높다.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자랑스런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열망을 이해하고,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도 앞장서야 한다”
GS그룹 허창수 회장이 최근 신임 임원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모처럼 따뜻한 말을 쏟아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 동반성장 등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기도 한 허창수 회장의 이 같은 개념 찬 발언은 재계를 술렁이게 했다.
허 회장의 발언이 알려진 뒤 언론들은 즉각 GS가 중소기업형 사업인 후레쉬서브에서 손을 뗄 것이란 성급한 전망을 내놨다. 후레쉬서브는 삼각김밥, 도시락, 김밥, 빵, 면류 등을 제조해 계열사인 편의점 GS25에 납품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관측은 정말 아마추어적인 발상에 불과했다. GS그룹 측의 입장은 단호했다. 후레쉬서브를 접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반박한 것.
회장은 듣기좋은 공생발전을 강조했지만 정작 기업 내부적으론 어떤 것도 포기할 수없는 입장이었던 것.
GS 측은 후레쉬서브가 이기적인 목적이 아님을 강조하기도 했다.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는 사업이며 중소기업이라면 (위생관리 및 신선도)감당하지 못할 것이란 주장이다.
오히려 적자나는 회사를 GS가 사회적인 차원에서 품고 중소기업들의 피해를 줄이고 있다는 소리다.
비록 적자를 내고 있지만 계열사와 일자리를 늘리고 자산을 불려 가고 있는 점은 적자 뒤에 숨겨 놓았다.
또 후레쉬서브는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의 전형이다. 후레쉬 서브는 GS리테일의 GS25를 통해 전체 매출액의 90% 이상을 올리고 있다. GS리테일이 아니면 존립이 불가능하다.
설립 초기의 회사라서 적자를 낸다 하더라도 같은 업종의 롯데후레쉬델리카가 설립 13년만에 수십억 흑자를 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후레쉬서브의 '탈 적자'도 멀지 않아 보인다. 후레쉬서브의 업력은 이제 5년째에 불과하다.
후레쉬서브는 GS리테일 허연수 부사장이 직접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
허연수 부사장은 GS그룹 허창수 회장과 사촌지간으로 GS리테일 허신구 명예회장의 차남이기도 하다.
그룹 차원에서 무게를 싣고 있는 점을 반증한다.
허창수 회장은 최근 열린 ‘2012년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이사회’에서 ‘서민생활 안정과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귀가 호사스런 말은 계속되고 있지만 정작 실행할 의지나 의도는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공생발전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걸맞는 역할과 책임이 함께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신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