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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의 사외이사 논란, 걱정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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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의 사외이사 논란, 걱정마~
  • 유성용 기자 soom2yong@csnews.co.kr
  • 승인 2012.02.14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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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가 인기다. 아바타처럼 2번씩 보는 관람객이 속출할 정도다. 개봉 열흘 만에 200만을 돌파하며 말 그대로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주인공 최익현을 연기한 최민식은 극중 주먹은 쓸 줄 모르나 '경주 최 씨 충렬공파'라는 혈연과 지연으로 정재계 거물들과 인맥을 쌓아간다. 그들의 전화번호가 담긴 수첩을 10억짜리라고 자랑한다.

건달 최형배와 혈연으로 뭉치고 수첩의 힘(?)을 통해 카지노를 유치하고 감옥에서 유유히 벗어나는 등 법의 울타리에서 쉽게 벗어나는 유유자적한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내내 배신이 난무하지만 익현은 살아남아 영광을 누린다. 영화는 133분 런닝타임 내내 줄(?)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는 듯했다.

혈연, 지연, 학연은 과거부터 기업인의 투명 경영을 가늠질 하는 잣대로 인식돼 왔다. 오너의 윤리경영이나 소비자를 위한 자발적 리콜 등 다양한 방면에서의 기준이 있음에도 말이다.

현재 공금횡령 의혹으로 형사재판 중이고 과거 분식회계로 유죄를 선고받은 적 있는 SK 최태원 회장에게는 더욱 칼같은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새 사외이사 5명의 이력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13일 하이닉스반도체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최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사외이사 5명도 신규 선임했다.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김두경 금융연수원 전문자문교수, 박영준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윤세리 법무법인 율촌 대표 변호사, 이창양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 등이다.

김 교수만이 최 회장과 함께 미국 시카고대를 나왔을 뿐 나머지 인물들에서는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

최 회장은 시카고대에서 1987년 경제학부 학사 과정을 마쳤으며 김 교수는 같은 기간 동 대학 대학원 석과 코스를 밟았다.

사외이사는 회사의 경영진에 속하지 않는 외부 인사로 이사회의 일원이 돼 대주주를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회사가 문제 있는 의사결정을 할 경우 소신 있는 의견으로 오너의 독단적 전횡을 막기 위한 역할이 이들의 몫이다.

상법에 따라 상장사라면 이사총수의 1/4 이상을 사외이사로 둬야 한다.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이라면 3명 이상(이사총수의 과반수)이 필수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최태원 회장은 투명한 견제세력을 뒀다. 그룹 지주회사를 살펴보면 더욱 분명해 진다.

SK그룹은 지주회사인 (주)SK와 이를 지배하는 실질적 지주회사인 SK C&C가 '옥상옥' 구조의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사외이사는 상법에 따라 각각 3명과 4명을 두고 있다.

권오룡(금산세계인삼엑스포 위원장), 남상덕(중앙대 교수), 박세훈(와이더댄 고문), 이환균(인천경제자유구역청 청장), 한영석(법무법인 우일 고문), 김석원(상호저축은행중앙회 회장), 박찬희(중앙대 교수) 등이다.

고려대학교 법학 박사 출신인 권 위원장을 제외하고선 최 회장과의 접점을 찾기 힘든 인물들이다. 최 회장은 신일고등학교 졸업 후 고려대 물리학과를 거쳐 해외 유학길에 올랐다.

이사회를 구성하면서 동시에 경영자로 이뤄진 사내이사 면면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SK의 사내이사인 김영태 사장은 마산고, 서강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SK C&C 대표이사인 정철길 사장은 조지아주립대학원 출신이다. 경남고와 부산대를 거쳤다. 또 다른 사내이사인 조영호 경영지원부문장은 연세대 이후 뉴욕주립대에서 공학 석사를 마쳤다.

SK는 그룹의 내수 콤플렉스를 벗기 위해 하이닉스를 제대로 키워볼 심산이다. 총수인 최 회장 나서야 가능한 일이다.

비록 최태원 회장이 작년 공금횡령 의혹으로 명예롭지 못한 한해를 보냈고, 시민단체들로부터 투명성 문제를 지적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학연․지연으로 인한 전횡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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