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반등기미를 보이지 않던 주가 탓에 2012년 새해벽두를 한숨으로 보낸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이 결국 작년 업계 4위로 추락하는 굴욕을 겪고 있다.2007년 당시 업계 1위에 올랐던 엔씨소프트였으나 이듬해인 2008년 넥슨에 자리를 내줬고 작년에는 네오위즈게임즈와 NHN한게임에도 밀려났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작년 6천89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넥슨(1조2천117억원), 네오위즈게임즈(6천678억원), HNH한게임(6천407억원)에 이어 빅4의 가장 뒷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2007년부터 작년까지 최근 5년의 엔씨소프트 매출 성장률 역시 84.8%로 경쟁사들 가운데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립 5년 된 네오위즈게임즈가 455.8%의 눈부신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358.7%의 넥슨이 뒤를 이었다. 한게임은 164.4% 성장했다.
엔씨소프트의 매출이 게걸음 성장하는 동안 경쟁사들은 눈부시게 외형을 불리며 따돌린 것이다.
2007년 엔씨소프트는 넥슨보다 65억원 가량 많은 매출을 기록했지만 4년 뒤인 2011년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매출로 체면을 구겼다.
영업이익성장률도 엔씨소프트가 172.4%로 가장 낮았다. 작년과 2010년에는 각각 23.8%와 24.5%의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반면 넥슨은 488.8%, 네오위즈게임즈는 300.3% 폭풍 성장했다. NHN의 경우 업종 특성상 사업부문별(한게임) 영업손익 분류가 불가능한 것으로 공시돼 있다.
엔씨소프트 김택진호의 굴욕은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한 해외 매출 규모와 기존 게임의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블레이드앤소울' 등 신작 출시가 지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가 없었고, 신작 관련 연구개발 투자 확대·마케팅 프로모션 등으로 비용이 증가해 실적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다만 엔씨소프트 측은 올해는 신규대작 게임이 출시될 예정으로 30%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가 역시 신규게임 출시 일정의 불확실성은 소멸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정재우 연구원은 "엔씨소프트가 '블레이드앤소울'의 국내 상용화를 상반기 내에 진행한다고 밝혔고, '길드워2' 역시 3~4월 대규모 테스트를 거친 후 연내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주가 부진의 주요인으로 작용하던 불확실성은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랜만에 일주일 연속 상승곡선을 그리던 엔씨소프트 주가는 부진한 실적 발표 여파로 16일 전일 대비 3.7% 떨어진 29만3천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동일업종 등락률은 1.6%를 기록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