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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신화' 김중겸 사장, 한전 적자 늪에서 진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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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신화' 김중겸 사장, 한전 적자 늪에서 진땀
  • 유성용 기자 soom2yong@csnews.co.kr
  • 승인 2012.02.2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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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을 거치며 성공신화를 썼던 김중겸 사장이 CEO로서의 역량 발휘에도 불구 한국전력공사의 만년 적자 늪에서 진땀 빼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작년 9월 취임한 김 사장은 내부적으로는 경영혁신을, 대외적으로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등의 성과를 올리며 CEO로서의 충분한 역량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김 사장은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대대적은 조직개편을 실시, 국내와 해외 부문 양대 부사장 인사를 통한 책임경영체제 구축에 나섰다.

앞서 1월에는 총사업비 8억달러 규모의 요르단 디젤내연발전소 민자 사업을 수주했다. 국내 전기요금 인상요인 억제를 위해 해결책으로 내세운 해외사업 총력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하지만 취임 후 첫 분기 만에 8천622억원의 영업손실과 적자전환이라는 굴욕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작년 4분기 전년 대비 11.7% 증가한 11조8천916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원료구입비를 비롯해, 전력비, 감가상각비, 수선유지비, 기타비용 등 거의 모든 지출 항목에서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요금 인상을 위해 비용을 대규모로 처리해 실적을 나쁘게 부풀린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올 정도의 어닝 쇼크 수준이다.

게다가 올해 전망도 여전히 어두운 편이다.

총선과 대선 등 선거를 앞두고 있어 연료 값이 상승해도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가기 쉽지 않은 점이 올해 실적을 압박할 것이란 예상이다.

연료비 연동제에 따른 실적 개선 전망도 나오고 있으나 정부의 물가상승 억제책이 강화되고 있어 즉각적인 실효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한전이 적자폭을 메우기 위한 필요치인 11%에는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전력은 작년 6천849억원의 영업손실과 3조3천70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4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2009년 5천686억원의 적자규모는 2010년 1조7천874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08년에는 3조6천592억원의 적자를 냈다.


한전의 적자 행진은 마이너스 경영 구조가 고착화된 탓이다.

한전의 1㎾h당 전기요금은 80원 남짓으로 미국(115원), 프랑스(142원), 일본(202원) 등 선진국에 비해 1.5~2.5배 가량 저렴하다. 원가보상률도 90%에 불과하다. 100원을 팔면 10원을 손해 본다는 소리다. 결국 빚을 내서 빚을 갚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불가피하다.

실제로 한전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12조원의 부채가 늘어났다. 올해 예상 부채규모는 42조원이며 2015년에는 67조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세금으로 적자경영의 부담을 떠넘기기 전에 방만한 조직 운영을 합리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연줄을 타고 내려오는 낙하산 CEO가 아닌 조직 개혁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수장의 필요성도 역설되고 있다.

김 사장 역시 대표적인 'MB맨'으로 작년 내정됐을 당시 '특혜 인사 시비'로 취임이 늦어지기도 했었다.

실적 턴어라운드가 그에게 꼭 필요한 이유다.

한편, 김중겸 사장은 지난 2007년 1월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에 올라 전년 2천397억원이던 매출을 2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난 7천527억원으로 크게 불렸다. 185억원이던 영업이익도 870억원으로 높였다.

2009년 3월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7조2천710억원이던 매출을 2년 만에 10조원 대열로 끌어 올리며 성공신화를 써 나갔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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