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째 동양그룹을 이끌고 있는 현재현 회장<사진>이 상장 계열사들의 총체적 경영난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동양생명은 지난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40%와 61% 급감한 영업이익 770억과 당기순이익 529억원을 기록했다.
그룹의 뿌리인 건설업을 맡고 있는 동양시멘트를 비롯해 주요 상장 계열사들의 실적 역시 전년 대비 크게 뒷걸음질 쳤다.
동양시멘트는 작년 12.8% 늘어난 5천444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적자전환 했다. 370억원의 영업손실과 83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수년째 건설 시황이 침체된데다 연료 등의 가격인상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전년 대비 자본은 800억원 가량 줄었고 부채는 500억원이나 늘어났다.
동양시스템즈 역시 3분기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14%, 41.8% 낮아진 1천133억원과 20억원을 기록했다.
동양증권은 작년 9월부터 올 3월까지(반기) 전년 동기 400억원의 손실에서 벗어나 흑자전환 했지만 영업이익은 80억원에 불과하다.
동양시멘트와 건설의 양대 축이던 동양메이저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동양매직을 합병해 탄생한 (주)동양은 작년 3분기 기준 42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분기순이익은 28억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 했다.
다만 그룹 전체 부채가 1조7천억원인 데다 대다수 계열사들의 바닥 실적을 보이고 있어 동양의 선전은 큰 힘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룹의 부채비율도 500%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현 회장은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코웨이를 버린 웅진그룹과 마찬가지로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동양생명을 시장에 내놓고 에너지 기업으로의 체질 변화를 꾀하는 결단을 내렸다.
동양생명은 지난 2007년 현 회장이 그룹의 뿌리인 건설업과 더불어 성장 동력으로 삼은 주력 계열사다. 시가총액 1조5천억원 코스피 128위의 기업이다.
동양생명 매각 후 금융은 동양증권이 맡고 제조는 에너지를 축으로 그룹 체질을 바꿀 방침이다. 강원도 삼척에 화력발전소를 건립키로 하고 1조5천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한편, 현재 재계 38위의 동양그룹은 동양생명을 매각할 경우 자산총액이 6조9천억원에서 5조8천억원 정도로 줄어 43위권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이 지난 2009년 한일합섬을 인수하며 올해까지 금융·건설·레저를 그룹의 3대 성장 축으로 삼고 순이익 1조 달성을 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밝혔으나 이미 산산히 깨졌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가운데 동양그룹의 새로운 진로에 재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유성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