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화시보(京華時報)를 비롯한 중국 언론 매체에 따르면 작년 9월 안후이성 허페이(合肥)시에서 타오루쿤(陶汝坤·17)이 동갑내기 여고생 저우옌(周岩)의 얼굴에 라이터 기름을 붓고 불을 붙였다.
일주일 동안 사경을 헤매던 저우옌은 결국 생명은 건졌지만 얼굴과 목, 가슴에 회복할 수 없는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저우옌을 일방적으로 쫓아다니던 타오루쿤은 "고등학교 졸업까지 다른 남자를 만나지 말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테러를 자행했다고 피해자 가족들이 전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타오루쿤이 심지어 범행 후에도 구급대가 부상자를 옮기는 것을 막아서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가해자는 공안에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타오루쿤의 아버지는 안후이성 수도인 허페이시의 현직 처장급 간부로 알려졌다.
저우옌의 가족들은 가해자 부모가 반성하기는커녕 아들의 선처에 유리한 내용의 진술서에 서명해 주지 않으면 치료비를 줄 수 없다고 주장하는 등 적반하장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 사건 소식은 피해자 가족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리면서 최근에야 중국 전역에 퍼졌다.
중국 누리꾼들은 이번 사건의 가해자가 지방 간부의 자녀라는 점에서 크게 분노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이번 사건이 수개월 동안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가해자가 아직 재판도 받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잊을 만하면 관얼다이들의 횡포 사건이 터져나온다.
2010년 허베이성에서는 한 지방 공안국장의 20대 아들이 음주 운전으로 여대생을 치여 숨지게 하고 현장에서 붙잡힌 후 적반하장격으로 "내 아버지가 (공안국장) 리강이야"라고 외쳐 서민들의 분노를 자극했다.
이 사건은 '리강 사건'으로 알려지면서 이후 관얼다이들의 횡포를 대변하는 대명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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