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일감몰아주기 불공정거래등 각종 편법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서민과 중소기업 등치는 대기업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다.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전방위 조사까지 받으며 서민과 중소기업 친화정책을 펼치는 정부의 '미운오리새끼'가 돼가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은 이명박 정부 초창기 정부의 가장 큰 총애를 받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마자 수십년 끌어온 제2롯데월드의 허가를 내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민형 업종으로의 문어발 확장과 오너 일감 몰아주기, 중소기업 등치는 불공정거래등 정부의 심기를 거스리는 '종합세트'가 계속되면서 결국 이같은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업과 관련해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편법 수수료 취득 의혹으로 검찰과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롯데그룹의 ATM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피에스넷이 또 다른 계열사인 롯데알미늄에대한 부당지원으로 과도한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는 것.
거래 중간개입으로 문제가 된 롯데알미늄에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주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 롯데오너 일가가 등기이사 자리를 모두 꿰차고 있는 핵심 계열사다.
최대주주로는 호텔롯데가 12.9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개인주주로는 신영자 이사장이 0.13% 지분으로 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알루미늄 가공을 주업으로 하는 롯데알미늄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매출을 늘었으나 수익성이 뒷걸음질 치고 있는 상황이다. 오너일가가 총출동해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만큼 롯데 측의 지원이 물심양면 이어졌으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롯데알미늄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누적 매출액은 7천69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6억원, 84억원으로 각각 21%, 41%씩 큰 폭으로 감소했다.
문제의 발단은 롯데그룹이 ATM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피에스넷의 거래 중간에 또 다른 계열사 롯데알미늄을 관여시키면서 발생했다.
롯데피에스넷은 지난 2008년 전자금융 솔루션 전문업체인 케이아이비넷이 당시 ATM 부문이던 케이아이뱅크의 지분 55.2%를 롯데그룹에 넘기며 재탄생된 회사다. 롯데피에스넷이 ATM을 대량 구매할 때마다 롯데알미늄의 중간개입이 이어지면서 과도한 수수료를 취득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참다못한 롯데알미늄의 2대주주 케이아이비넷이 최근 검찰과 공정위에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국제실장(사장), 임종현 롯데기공 사장 등 관련 임직원 4명을 고발하면서 수사기관의 표적이 됐다.
롯데그룹 측은 케이아이비넷의 주장이 일방적이며 사실과 다르며 오히려 사업진행에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단순히 거래의 중간 단계에서 통행세만을 취한 것이 아니라 롯데알미늄은 BRM재고확보를 통한 안정적 제품 생산 및 구매단가인하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며 “롯데알미늄의 역할에 비추어볼 때 과다한 마진, 부당지원 등의 주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건을 접수한 검찰과 공정위는 사실 규명에 나섰다. 편법적인 일감몰아주기, 과도한 마진 착취 등과 함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최고경영진 지시 여부에 초점을 두며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롯데그룹을 향한 압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유통업계 전반에 불고 있는 공정위의 날선 감시에 롯데그룹의 유통사업부문도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에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를 중심으로 공정위의 조사가 집중적으로 착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가 실무조사단을 롯데백화점, 롯데마트에 파견해 판매수수료, 판촉비 부당 전가 등 불공정행위 여부를 예상보다 강도 높은 수위로 조사하고 있다.
검찰과 공정위의 롯데그룹을 향한 전방위 압박이 조여지고 있는 만큼 그간 숱하게 불거져왔던 롯데의 불공정행위 의혹이 뿌리 뽑힐지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롯데그룹 오너 일가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외손녀 장선윤씨 역시 롯데그룹의 후광을 업고 서민형 업종인 베이커리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치다 공정위의 조사를 받고 결국 사업철수를 선언했다.
롯데그룹의 롯데슈퍼가 펼치는 기업형슈퍼마켓(SSM)사업도 공격적인 출점 탓에 공정위및 지방자치단체와 자주 갈등을 빚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신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