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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가 M&A귀재?..갈길먼 하나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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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가 M&A귀재?..갈길먼 하나금융
  • 임민희 기자 bravo21@csnews.co.kr
  • 승인 2012.02.29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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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회장 김승유)가 외환은행 노조와의 협상 타결로 통합작업의 물꼬를 텄지만 하나은행 직원들의 반발 조짐과 과거 인수․합병(M&A)했던 충청․보람․서울은행의 인사차별 문제 등이 여전히 남아 있어 외환은행 통합 추진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M&A과정에서 힘없는 충청하나은행에 대해선 이런 저런 차별문제로 갈등을 겪다가 13년이란 긴 세월이 걸려서야 통합작업을 완료하고 힘 센 외환은행에 대해선 5년간 독립경영이라는 최고의 조건으로 끌어안는 이중성을 보여 조직내 형평성 논란을 빚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김승유 회장(사진)과 외환은행 노조간의 협상 타결 이후 하나은행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외환은행 내부에서도 5년 후 하나은행과 합병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충청은행(현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의 경우 김승유 회장의 M&A 성공사례 중 하나로 꼽히고 있지만 실상 1998년 하나은행에 인수된 후 완전한 통합까지 무려 13년이 걸려 'M&A의 귀재'라는 김 회장의 별명을 무색케했다.

일각에서는 충청은행을 통합하는데도 10년 이상이 소요됐는데 하물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처럼 경영문화가 전혀 다른 조직이 통합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사실 김 회장은 충청은행(1998년), 보람은행(1999년), 서울은행(2002년) 인수에 이어 올해 또다시 외환은행을 사들여 외형상으로는 하나금융을 300조원대의 거대금융지주사로 도약시킨 일등 공신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앞서 인수한 3개 은행 출신 인사들이 본사 부행장급 임원으로 기용되는 사례가 거의 드물어 '승진차별' 의혹을 샀다.

더구나 충청하나은행 직원들은 지역은행이란 이유로 본사 직원에 비해 인사이동이나 승진, 임금체계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았다.

하나금융은 수년간 충청사업본부 조직통합에 소극적 자세로 대응하다 결국 지난해 노조 측과 임금단체협상(2010년 임단협)에서 단계적 임금 인상과 일부 인사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선에서 통합문제를 매듭지었다.

이를 두고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충청사업본부 조직통합 문제를 서둘러 마무리 지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본지가 충청은행 통합도 제대로 이뤄내지 못한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나서면서 여러 뒷말을 낳고 있다는 보도를 하자 당시 하나금융 측은 기사를 삭제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하기까지 했을 정도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이 충청은행 통합과정에서 난항을 겪었듯이 외환은행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하나금융은 이러한 여론을 의식해 외환은행 노조 측이 요구하는 조건을 상당부분 수용하는 '통큰 양보'를 했지만 이는 하나금융의 내부갈등을 초래했다.

양측은 2주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지난 17일 5년간 외환은행 독립법인 존속 및 명칭 유지, 독립경영 보장, 현 직원 임금체계 및 복지후생제도 유지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전격 발표했다.

하나금융은 이로써 외환은행 경영정상화와 양사간의 시너지 및 통합작업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자평했지만 외환은행에 비해 급여가 상대적으로 낮은 하나은행 직원들은 임금체계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2011회계연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 1인 평균급여액은 외환은행이 5170만원(남자 6900만원, 여자 3340만원)으로 하나은행 3800만원(남자 5500만원, 여자 2700만원)에 비해 1300만원가량 더 많다.

하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간 합의에 대해 하나은행 직원들은 굉장히 불만이 많다"며 "임금체계 등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불만족스럽다"고 토로했다.

하나은행 노조는 28일과 29일 이틀간 확대간부회의 및 워크샵을 열고 대응방침을 정한 후 조만간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다.

금융계는 하나금융이 향후 하나은행 노조 반발을 해소하고 그간 인수했던 3개 은행에 대한 인사 등의 차별 문제를 원만히 매듭짓지 않고서는 외환은행 통합 역시 요원해 질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임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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