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어닝쇼크에 망연자실하고 있다.
상위 10대 제약사의 작년 실적이 모두 추락한 가운데 약가인하 영향으로 올해 전망도 어둡다. 제약업계가 본격적인 ‘통곡의 계곡’을 건너게 됐다.
5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상위 10대 제약사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0.5% 소폭 증가에 그친 5조5천534억원을 기록했다. 사실상 성장이 멈췄다.
매출액은 그나마 힘겹게 '증가'를 유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4.7% 줄어든 4천635억원을, 순이익 역시 24.8% 급락한 3천377억원을 기록했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종근당을 제외한 9개사의 표정이 어두웠다.
매출 기준 1위 자리를 유지한 동아제약은 전년대비 7.1% 늘어난 9천73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해 업계 최초로 9천억 돌파를 이뤘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5.8% 줄어든 950억, 순이익은 8.8% 감소한 602억원에 머물렀다.
녹십자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선 대웅제약도 매출액은 5.8% 증가한 7천111억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무려 29.2% 감소한 647억원에 머물렀다.
신종플루 특수가 사라진 녹십자는 감소폭이 가장 컸다. 매출액은 11.6% 줄어든 6천989억,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6.3%와 52.8% 급감한 822억과 541억원에 그쳤다.
빅3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던 유한양행(4위)과 한미약품(5위) 역시 작년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유한양행의 매출은 6천677억으로 2.8%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 난 492억(-46.6%), 순이익도 831억원(-38.1%)으로 뒷걸음질 쳤다.
한미약품은 영업이익 28억원을 달성해 흑자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순이익이 2년 연속 적자를, 매출은 13.8% 감소한 5천125억원을 기록했다.
치열한 싸움이 펼쳐지는 허리에도 변화가 생겼다. 2010년 6위 자리를 지켰던 JW중외제약이 두계단 하락한 8위를, 제일약품과 종근당은 각각 6위와 7위로 한계단씩 뛰어올랐다.
제일약품은 매출 4천629억(+7.3%), 영업이익 328억(-22.0%), 순이익 270억(+3.1%)을 기록했다.
종근당은 매출 4천422억(+5.4%), 영업이익 724억(+16.8%), 순이익 491억(+22.4%)을 달성했다. 종근당은 상위 10개사 가운데 유일하게 주요 경영지표 모두가 증가세를 기록했다.
중외제약은 매출액이 2.8% 감소한 4천310억원을, 영업이익은 45.7% 급감한 164억, 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9위 LG생명과학 역시 수익성이 크게 악화돼 경고등이 켜졌다. 매출액은 3천815억원으로 11.9%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46.8% 급감한 106억, 순이익은 66.2%가 빠진 57억원을 기록했다.
10위 일동제약은 매출 3천385억(+0.1%), 영업이익 373억(+19.4%), 순이익 248억(-13.4%)을 달성했다.
◆“올해도 어렵다”…주요 업체 매출 감소 전망
시장을 견인하는 상위 제약사의 올해 전망 역시 어둡다.
우리투자증권 이승호 연구원은 “원외처방 의약품별 약가 인하 및 사용량 변동을 가정한 매출액을 추정할 경우, 녹십자를 제외한 상위 제약사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며 “4월 기등재 약가 인하 현실화시 제약회사별 실적 컨센서스 부합 여부에 따른 주가 차별화가 관측된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올해는 녹십자를 제외한 상위 대부분 제약사의 매출액마저 감소할 것으로 어두운 전망을 내렸다. 녹십자 7천696억으로 0.2% 성장하고 나머지는 모두 영업익은 물론 매출까지 뒷걸음질 칠 것으로 전망했다. 동아제약 8천583억(-5.4%), 한미약품 4천625억(-9.7%), 종근당 4천276억(-3.3%), 유한양행 6천229억(-6.7%), 대웅제약 6천657억(-6.4%), JW중외제약 4천216억원(-2.2%)등이다.
[마이경제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영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