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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무시하는 쿠쿠정수기, 고령자엔 렌탈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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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무시하는 쿠쿠정수기, 고령자엔 렌탈 거부
'70세 이상' 전산 입력 제한?..."젊은 사람 명의로 가입하면 되잖아~"
  • 조현숙 기자 chola@csnews.co.kr
  • 승인 2012.03.07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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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기 렌탈 신청을 거부당한 소비자가 뿔났다. 거부사유가 '70세가 넘은 고령자'라는 터무니없는 이유였기 때문.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에 접수된 웅진코웨이, 청호나이스, LG헬스케어, 동양매직, 교원웰스 등 정수기 관련 피해제보 중 '렌탈 관련 연령 제한'이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 부천시 상2동에 거주하는 차 모(남.41세)씨는 지난 달 쿠쿠홈시스(대표 구본학) 정수기를 렌탈 신청하는 과정에서 불쾌한 경험을 해야 했다.

올해 74세인 차 씨의 아버지가 정수기를 렌탈하려고 대리점으로 문의하자 "70세 이상이면 정수기 렌탈 계약이 안되는 규정이 있다"는 황당한 설명과 함께 가입을 거부당한 것.

일방적인 가입 거부에 화가 난 차 씨는 미성년자도 아니고 고령자 가입을 거부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지만 "전산시스템상 70세 이상의 경우 가입란에 숫자입력 자체가 안되도록 돼 있어 방법이 없다"는 답이 전부였다고.  

정수기가 꼭 필요했던 차 씨의 아버지가 "정수기 대여 요금을 지불할 능력이 의심스러워 그런 거라면 일시불로 한번에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소용 없었다고.

차 씨는 "아버지는 현재 70세가 넘으셨지만 경제력도 있고 신용등급도 좋아 렌탈 요금을 지불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고령자는 소비생활을 할 자격이 없다는 거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본인 명의 대신 아들인 차 씨의 명의로 가입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쿠쿠정수기 관계자는 "70세 이상 고령자 가입은 되도록 지양하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약관 상에 명시된 내용은 아니다. 전산시스템상 입력이 차단된다는 내용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한번 구매하면 기본 3년을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고령자의 경우 위약금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되도록 70세 이하 가족 내 다른 사람의 계약을 권유하고 있다"며 "그러나 강제성을 띄거나 가입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업체 측 답변에 차 씨는 "대리점에서 가입을 거부할 당시 분명 '사규로 정해진 내용이라 어쩔 수 없다'며 여러 제안을 다 거절해 놓고 이제와 강제성은 없었다니 어이없다"며 "중도해지를 막기위해 업체 측 편한대로 교묘하게 고령자 가입을 차단한 게 분명한데, 결국 늙고 가족이 없는 사람은 물도 못 걸러먹는다는 소리냐"고 반문했다.


또 구본학 대표이사가 내건 '고객을 신뢰하는 기업'이란 캐치프레이즈가 무색하다고 분한 감정을 달래지 못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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