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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벌라이프, 실적에 눈멀어 암환자 목숨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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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벌라이프, 실적에 눈멀어 암환자 목숨 위협
건강식품 두고 "암 치료된다" 과장 홍보...증세 악화되자 발뺌
  • 지승민 기자 jsm63@csnews.co.kr
  • 승인 2012.03.09 0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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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다단계 판매업체의 상술에 속아 금전적 피해는 물론 건강까지 잃게 된 소비자가 울분을 토했다.

‘암도 치료 된다’는 최상위 회원의 말을 믿고 다량의 제품을 구매해 복용했지만 오히려 병세가 심하게 악화돼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 것.

9일 서울 금천구에 사는 손 모(여.66세)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10년 11월 지인을 통해 한국허벌라이프 가맹점주이자 최상위 회원인 임 모, 조 모 씨 부부를 알게 됐다.

당시 손 씨는 8년 전 완치됐던 유방암이 재발해 위중한 상태에 있는 딸 남궁 모(45세)씨를 간호하고 있었기 때문에 건강식에 대해 여느 때보다 관심이 높았던 때였다.

손 씨의 설명에 따르면 판매자 임 씨는 “나도 과거 대장암에 걸렸는데 허벌라이프 건강식품을 먹고 완치가 됐다”고 주장하며 “만약 암이 낫지 않으면 제품 값을 다 환불해주겠다”는 확신에 섞인 말투로 딸의 병을 치료해줄 여러 제품들을 추천하며 구매를 유도했다.

총 결제금액은 1천300만원. 결국 빚으로 남았지만 딸이 완치될 수만 있다면 전혀 아깝지 않았던 액수였다. 남궁 씨는 어머니의 극진한 간호아래 건강식품을 하루도 빠짐없이 챙겨먹었다고.

그러나 복용을 시작한지 5개월 정도가 지난 2011년 4월, 남궁 씨의 병원 검사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암세포가 몸 다른 부위로까지 전이된 상태였던 것.

이 같은 사실을 임 씨에게 전하자 ‘병원 약을 아예 끊고 제품을 더 많이 먹여야 한다’며 제품 추가 구입을 권유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절박한 마음에 암 완치를 경험했다는 임 씨의 말을 믿고 따랐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재검사 결과 주치의로부터 딸의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손 씨는 “너무 기가 막혀 그 자리에 주저앉아 펑펑 울었다”며 “판매자에게 환불을 요청하자 미안하다는 말은커녕 ‘다 먹어놓고 이제와서 딴소리’라는 반응이었다”고 분개했다.

이어 "뒤돌아 생각하면 너무나 어리석은 행동이란 자각이 되지만 그때는 정말 딸의 병이 낫는다면 못할 게 뭐가 있냐는 심정이었다"며 울먹였다.

손 씨는 “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허위 광고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회원을 최상위 등급에 올려두고 있는 게 한국허벌라이프사의 기업윤리 수준”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와 관련해 한국허벌라이프 관계자는 “모든 회원들에게 건강식품은 약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 교육하고 있다. 남궁 씨 역시 우리의 회원으로 이를 모를 리 없다”고 답했다.

반면 손 씨는 “회원으로 가입한 시기는 처음 허벌라이프를 알게 되고 제품을 구매하기 직전으로, 회원에게 할인가가 적용된다는 이유로 가입한 거다. 전문적인 영업을 하거나 다단계 사업을 하기위한 교육 등을 받은 바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국내에서 영업 중인 다단계 판매업체 가운데 건강기능식품을 주력으로 다루는 곳은 한국암웨이, 한국허벌라이프, 하이리빙, 유니시티코리아, 시너지월드와이드코리아 등이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지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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