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들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와 골목상권 침해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편의점 업계로 확대되고 있다.
자영업 구멍가게들을 몰아내며 골목상권을 장악해가고 있는 롯데.보광그룹등 편의점업체들이 삼각김밥 등을 만드는 식품제조업체까지 차제적으로 설립해 일감몰아주기로 이중 삼중으로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광훼미리마트는 식품제조계열사인 훼미리에프앤비를 통해 삼각김밥 햄버거 등 주력 가공식품을 훼미리마트에 공급하고 있다.
훼미리에프앤비의 최대주주는 75%의 지분을 가진 보광훼미리마트다. 또 홍석조 회장 부인 양경희씨가 지분 10%를 보유해 초고속성장에 따른 이익을 향유하고 있다.
2008년 말 설립된 훼미리에프앤비의 매출은 지난 2009년 141억원에서 지난해 185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업계에 따르면 훼미리에프엔비 성장의 비결은 훼미리마트에 주력상품을 공급하는 내부 거래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훼미리마트 관계자는 "훼미리에프엔비에서 훼미리마트에 납품하는 물량은 20% 규모이며 나머지 회사들은 대부분 중소업체"라며 "초기 시설 및 시스템 구축 등 투자비용이 커 현재 일부 제조 공장은 누적적자가 난 상태지만 본사에서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직접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 역시 식품제조업체인 롯데후레쉬델리카(1999년 설립)가 세븐일레븐과 바이더웨이에 삼각김밥등 신선식품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롯데후레쉬델리카 주주명부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녀 신영자 사장과 막내 딸 신유미씨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영자 사장과 신유미씨는 각각 지분 9.31%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각각 27.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와 호남석유화학이다.
이들 역시 롯데후레쉬델리카가 초고속 성장하며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롯데그룹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롯데후레쉬델리카는 지난 2000년 매출이 37억원에 불과했지만 2010년에는 58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영업이익은 설립초기인 2000년 13억원의 적자를 내기도 했지만 2010년에는 24억원으로 불어났다.
GS그룹도 2007년 3월 도시락, 김밥 등을 제조해 편의점 등에 납품하는 후레쉬서브를 설립했다. 최대주주는 GS리테일로 GS25를 통해 전체 매출액의 90% 이상을 올리고 있다. 다만 후레쉬서브의 경우 대주주가 직접 지분참여는 하지 않고 있다.
현재 편의점 업계는 보광훼미리마트가 운영하는 훼미리마트, GS그룹의 GS25, 롯데그룹의 세븐일레븐 등이 시장의 약 88%를 점유하고 있다.
2010년 말 기준 훼미리마트는 33.1%의 점유율로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GS25 27.7%, 세븐일레븐 15.5%, 바이더웨이 10.6% 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대형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해가면서 중소업체들이 운영하는 자영 편의점은 갈수록 입지를 잃고 있으며 신선식품을 생산하는 중소업체들 또한 납품처를 잃어버리고 있다.
중소식품업체의 관계자는 “대형업체들이 자회사를 두고 식품을 독점 공급받고 있어 최근 중소 식품업체들마저 존폐기로에 놓였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박신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