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용으로 알고 사용한 엔진세척제가 휘발유용이란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운전자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업체 측은 원인규명에 대한 의지조차 없이 차량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답해 소비자의 화를 돋웠다.
12일 고양시 화정2동에 사는 이 모(남.38세)씨에 따르면 드는 지난달 대형마트에서 2만5천원 상당의 경유용 엔진세정제 불스원샷 2개들이를 구입했다.
퇴근 길에 주유를 하며 엔진세정제 1개를 넣은 직후 이 씨는 기겁했다. 제품 용기 겉면에 '경유용'이 아닌 ‘휘발유용’이라고 써있었기 때문. 재차 확인해봤지만 박스 겉면에는 분명히 ‘경유용’이라고 표기돼 있었고, 2개 중 잘못 들어가 있었던 휘발유용을 써버린 것.
▲경유용 제품 박스에 들어가있던 휘발유용 엔진세정제
당황한 이 씨가 구입 마트로 가 상황을 설명하자 “제조사로부터 유통된 그대로 판매했을 뿐”이라며 새제품으로 교환해줬다고.
하지만 경유차에 휘발유용 제품을 사용한 터라 엔진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 이 씨는 불스원샷 측으로 항의했지만 ‘경유용 차에 휘발유용 제품을 사용해도 차에는 이상이 없다’라는 무책임한 답변 뿐이었다고.
이 씨는 “경유용 제품에 휘발유용을 넣어 팔아놓고 구체적인 자료도 제시하지 않고 무조건 별 문제되지 않는다고만 하니 어떻게 믿을 수 있겠냐”며 “휘발유용을 넣어도 차에 이상이 없다면 왜 굳이 처음부터 경유용과 휘발유용을 따로 생산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불스원 관계자는 “공장에서 자동생산될 때 패키지와 내용물의 제조번호가 일치해야 하는데 해당 제품은 제대로 매칭이 되지 않고 있어 확인 중”이라며 “잘못 들어가 있던 휘발유용은 제조일이 5개월이나 차이나는 제품으로 확인됐는데, 공정상 다른 제조일자의 제품이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외부에서 유입이 됐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경유용과 휘발유용은 기름성분에 따라 좀더 효율적인 세정성분을 특화해서 생산하고 있는 것일 뿐, 세정성분 자체가 바뀐다고 차에 이상을 주지는 않는다”라며 “휘발유용 제품 유입 원인에 대해서는 진위여부를 판단 중에 있지만 도의적인 차원에서 차량 점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조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