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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대규모 자사주 소각, '꿩먹고 알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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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대규모 자사주 소각, '꿩먹고 알먹고'
  • 윤주애 기자 tree@csnews.co.kr
  • 승인 2012.03.1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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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의 지주사인 (주)두산이 자사주 절반을 소각하는 대규모 감자를 결정하면서 그룹 전체의 주가가 뛰어 오르고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는등 시장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덩달아 오너들의 주식 담보 대출 비율을 방어하는 덤도 얻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 상장사들은 지난 9일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두산인프라코어는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4.29% (1천원) 급등한 2만4천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엔진, 두산건설도 일제히 동반 강세를 보였다. 두산은 이날 장 막판 기관의 차익실현 매물에 보합세로 마감했지만 장중에는 5% 이상 뛰었다.


이처럼 두산그룹주가 강세를 보인 이유는 전날 두산이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기 때문. 두산은 지난 8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자사주 중 보통주 407만3천주와 우선주 37만3천주를 무상 소각하는 감자를 결정했다.


소각 대상 자사주가 전체 주식 대비  보통주 16.4%, 우선주 6.5%에 상당한다. 현재 두산이 보유 중인 자사주의 약 5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두산은 감자 이후 자본금이 1천542억원에서 1천320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두산의 대규모 감자에 대해 '한국 기업 역사상 가장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라고 반기며 목표주가를 줄줄이 올려 잡았다.


우리투자증권은 두산에 대해 21만6천원에서 22만6천원으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삼성증권도 21만1천원에서 22만4천원으로 올렸다. LIG증권(18만원→25만원)과 한국투자증권(20만원→23만원)도 잇따라 목표주가를 높였다.


증권가에서는 두산의 대규모 자사주 매각 또는 소각 이슈는 이미 예정됐던 일이라는 반응이다.


두산 오너 일가가 보유주식 대부분을 시중 은행에 담보로 넣고 담보대출을 받았는데 이번 대규모 감자로 주식가치가 제고돼 담보비율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주가가 하락하면 담보비율이 떨어져 계약기간 이전에라도 담보를 보충하던지 대출금 일부를 상환해야 한다.

두산 오너 4세들은 최근까지 (주)두산의 보유지분 대부분인 844만6천여주를 시중은행 등에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 계약을 맺고 있다. 그 규모는 약 1조4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박용곤 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 두산건설 회장은 지난 1월 말 두산 주식 전량인 132만6천842주를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박 명예회장 차남인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은 보유지분 88만4천532주 가운데 88만4천541주를, 장녀인 박혜원 두산매거진 전무도 44만1천180주 중 44만1천302주를 담보로 돈을 빌렸다.


박정원 회장은 보유주식 전량을, 박지원 사장은 보유주식보다  많은  담보대출을 받았다. 박혜원 전무 역시 122주나 많은 주식을 담보로 세웠다.


또 박용곤 명예회장 동생인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의 장남인 박진원 두산산업차량 사장도 시중 은행등에 두산 보유 주식 75만2천619주 전량을 담보로 제공했다. 박용만 (주)두산.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빅앤트인터내셔널 사장도 보유주식 40만5천12주 전량을 담보로 돈을 빌렸다.


이에 대해 두산 측은 "개인적으로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두산그룹은 총수일가가 지주회사인 ㈜두산에 대한 안정적인 지분 확보를 통해 그룹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지배구조다.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과 박용성 대한체육회 회장,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 회장 등 총수일가와 자사주 등을 포함해 특수관계인이 63.16%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한편 두산엔진의 경남 창원4공장은 지난해 유럽발 금융위기로 벌크선 등 선박 수주량이 급감하면서 가동을 멈춘지 4개월째에 접어들고 있다. 두산 측은 4공장이 중국 조선소에 납품하던 벌크선용 소형엔진을 만들었는데 지난해 해운시황이 나빠지면서 11월부터 가동을 중단한 상태라고 밝혔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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