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오너 2세 임종윤 사장이 경영 주도권을 쥐면서 어려운 제약환경을 무사히 헤쳐갈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열어 임성기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사장을 재선임하고, 지주사인 한미홀딩스에 유아용 식품, 헬스케어 제품 등의 신사업 추가를 검토할 방침이다. 임 사장은 한미약품에서 신사업 총괄 사장을 맡고 있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임종윤 사장과 한창희 부사장을 임기 3년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또 지주사인 한미홀딩스 주총에서는 사업목적에 생물학적 의약품, 천연물 신약 및 식품, 나노바이오제품, 의료기기나 헬스케어 제품, 유아용 식품 및 용품 등의 제조 및 판매업을 추가할 계획이다.
복제약 중심으로 성장해온 한미약품이 최근 개량신약 '아모잘탄'의 인기에 힘입어 사업다각화로 발빠른 변신에 나서고 있는 것. 오는 15일 한-미 FTA 발효와 4월부터 약가인하로인한 직격탄을 완충하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결국 오너 2세인 임 사장이 사업다각화를 통한 변신이란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한미약품의 세대교체는 일찍부터 체계적으로 진행돼 왔다.
한미약품 창업주인 임성기 회장은 작은 약국에서 출발해 굴지의 제약회사를 키워낸 전략가로 통한다. 임 회장은 과감한 결단력이 트레이드 마크다.
임 회장은 이미 8년 전 장남인 임종윤 사장을 후계자로 지목하고 체계적인 경영수업을 시켰다. 2009년 북경한미약품 동사장(이사회 의장)이던 종윤씨를 한미약품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해 후계구도를 확정했다.
이듬해 7월 임 회장은 한미약품을 지주회사로 전환시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을 24%에서 70%대로 끌어 올렸다. 특히 지주사 전환을 통해 임성기 회장이 한미홀딩스를, 한미홀딩스는 한미약품을, 한미약품은 주력 자회사인 한미정밀화학과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를 지배하는 구조로 만들어 경영권 강화와 후계구도 확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임 사장은 2000년 한미약품 전략팀 과장으로 입사한 후 초고속 승진했다. 2004년에 북경한미약품 기획실장으로 승진했고, 이후 부총경리(부사장), 총경리(사장), 동사장직을 거쳤다.
임 사장 뿐 아니라 임 회장의 다른 자녀들도 한미약품에서 2세 경영에 전면으로 나서고 있다. 차남인 종훈씨는 한미약품 경영정보 담당 상무로, 장녀인 주현씨는 임원 스카웃 등 인재개발 담당 상무로 근무하고 있다.
한편 한미약품은 지난해 어려운 제약 환경에서도 매출액 5천125억원을 기록하고 흑자경영에 성공했다. 한미약품은 2010년 7월 기업분할 이후 수백억원의 영업손실액을 기록하면서도 신약개발등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며 성장 드라이브를 걸었다.
실제로 한미약품의 지난해 R&D투자액은 무려 1천억원에 달했고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 항생제 '트리악손', 항궤양제 '에소메졸' 등 기존 주력 제품들의 성장세로 실적개선을 이뤘다.
무엇보다도 한미약품이 개발한 개량신약 '아모잘탄'은 지난해 570억원어치가 처방됐다. 아모잘탄은 한미약품의 기존 고혈압약인 '아모디핀'과 또 다른 고혈압약인 '코자'를 섞어 만든 복합 개량신약이다.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개량신약 중 처방금액이 500억원을 돌파한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마이경제 뉴스팀/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윤주애 기자]

